최순실 ‘국정농단’ 20년, 안종범 6년 선고
박근혜 독대 ‘묵시적․포괄적 청탁’ 유죄

신동빈의 ‘뉴롯데’ 연속 수난
면세점 청탁혐의 법정구속
최순실 ‘국정농단’ 20년, 안종범 6년 선고
박근혜 독대 ‘묵시적․포괄적 청탁’ 유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왕진오 기자>

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농단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62)씨가 13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9억원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또 이날 재판에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은 면세점 관련 부정청탁 혐의로 징역 2.6년, 추징금 70억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로써 ‘롯데경영’이 연속 수난을 기록하게 됐다.

면세점 관련 ‘묵시적’, ‘포괄적’ 청탁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김세윤)는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기소된 11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도 중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중죄에다 재판 내내 반성하는 자세마저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 관련 재판은 면세점 특허권을 청탁하기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준 것이 유죄라고 판결했다. 신 회장은 2015년 11월 면세점 선정에서 탈락하자 2016년 3월 안종범 경제수석을 만나고 3일 뒤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했다. 재판부는 이 단독면담에서 ‘명시적 청탁’은 알 수 없지만 ‘묵시적’, ‘포괄적’ 청탁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 유죄를 선고하면서 법정에서 구속한 것이다. 안종범 전 수석은 징역 6년, 벌금 1억원을 선고 받았다.

신 회장의 구속에 대해 롯데그룹이 충격을 받게 된 것은 물론이다. 삼성 이재용 재판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다. 더구나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으로 평창올림픽 성공지원에 앞장선 후 국제스키연맹 만찬을 준비해 놓고 선고 공판장에 나와 구속된 것이다. 이 때문에 롯데는 물론이지만 재계에서도 말 못할 충격이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평창올림픽 후원기업들 수난 겹쳐

‘삼성경영’이 수난을 겪고 있을 때 롯데경영의 연속 수난을 보면서 경영계로서는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탄식을 금할 수 없다. 촛불정권의 전반적인 ‘친노동’ 기조 아래 전 정권 관련 적폐청산이 무한정 지속되면서 숱한 기업들이 숨 막히는 형벌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전경련은 전 정권의 문화융성 시책이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출연을 독려했던 허물로 해체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1월 10일, 이낙연 국무총리․이희범 조직위원장 등을 초청, ‘평창올림픽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30년 전 88서울올림픽 때 기업역할을 회상하며 평창올림픽대회 유치에서 개최성공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적극 후원하고 있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는 지난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장으로 평창올림픽 성공지원에 헌신한 롯데 신동빈 회장도 참석했다. 실로 평창올림픽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IOC 명예위원으로 뛰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수많은 기업인들이 적극 동참하여 3번 도전 끝에 유치하여 북한팀이 참가한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하지 않았는가.

‘뉴롯데경영’ 불안, 위기중첩 상황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롯데경영’이 다시 불안해진 국면이다. 신 회장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형제 경영권 분쟁’을 겨우 수습하고 롯데그룹 총수로 ‘뉴 롯데경영’에 착수했다. 얼마 전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관련 재판에서는 검찰이 10년형을 구형 했지만 징역 1.8년, 집행유예 2년으로 풀려나 경영비리 혐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여론재판’으로 확대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면세점 관련 부정청탁 혐의의 경우 여러 측면의 정황으로 무죄선고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뜻밖의 법정구속으로 롯데경영이 다시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권을 행사하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1.4%로 일본인 쓰쿠다 다카유키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경영권 분쟁이 재발하지 않느냐고 우려할 수 있다. 과거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지탄을 받았고 신격호 노 창업주 관련 지배욕도 눈총거리였다.

반면에 롯데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것은 애국행위였고 이에 따른 중국의 ‘사드보복’을 고립무원으로 겪어내면서 2조원 상당의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신 회장의 구속기간 중 총수가 없는 뉴 롯데경영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사업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는지 미지수다.

더구나 이번 재판에서 유죄로 선고된 면세점 사업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인천공항 제1 터미널의 롯데면세점 4개 가운데 3개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방침이다. 5년간 4조원의 임대료 인하 협상이 결렬되어 더 이상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말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면 빈자리에 신라나 신세계가 들어오면 면세점 순위는 바뀌고 부정청탁 죄목만 남게 되리라는 예측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집행유예 석방 후 ‘경영복귀’ 움직임을 보였지만 집권당과 노동계의 강력 비판 속에 극도로 행동을 자제하는 표정이다. 이건희 회장은 장기 투병으로 의식마저 혼미한 상태인데 과거 선대로부터 받은 유산을 차명계좌로 관리하다 금융실명제 이후 실명전환 했는데 뒤늦게 차명재산의 절반인 2.2조원을 과징금으로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와 삼성 본사가 압수수색 됐다.

한국GM은 저생산, 고비용을 견디다 못해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4년간 영업손실 3조원에 정부지원을 요청하자 자구안부터 먼저 제시하라는 바람에 공장폐쇄로 응답한 꼴이다. 한마디로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운 정책환경, 시장환경이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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