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8년 만에 이중섭의 '소'가 경매에 등장했다는 소식에 경매 시작 전부터 관심이 고조된 서울옥션 제147회 메인경매에서 이중섭 작가의 기존 경매 최고가인 35억 6천만 원을 기록한 '황소'보다 12억 원이 높은 47억에 낙찰됐다.

▲ 7일 오후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진행된 제147회 경매에서 이중섭의 '소'가 47억 원에 낙찰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7일 오후 4시부터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147회 미술품 경매'는 초반 최영림, 유영국, 박수근 등이 호조의 낙찰을 보이며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이우환의 작품 2점이 연속 유찰되면서 분위기는 차분해졌다.

이런 가운데 김환기의 '영원의 노래'가 경매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반전이 됐다. 경매사의 떨리는 목소리로 28억 원에 응찰을 시작한 김환기의 작품은 30억 원에 새 주인을 만나며 참가자들의 박수를 이끌었다.

이후 이중섭의 '소'가 경매장 전면에 등장하자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18억 원에 경매를 시작한 '소'는 현장과 전화 응찰자의 경합이 치열하게 시작하면서, 21억, 25억 그리고 35억에 오르자 잠시 숨을 고르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중섭 작가 개인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잠시 뒤 40억대에 안착한 경매는 현장의 응찰자의 반응과 전화응찰자의 목소리에 집중이 됐다. 44억 원에 응찰한 현장 응찰자에게 낙찰되는 분위기에서 45억, 46억까지 경합 끝에 47억에 응찰한 전화응찰자가 새로운 '소'의 주인공이 됐다.

▲ 7일 서울옥션 제147회 메인 경매에서 47억 원에 낙찰된 이중섭 '소'.(사진=왕진오 기자)

최종 낙찰가 47억 원은 8년 전 '제117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35억 6천만 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황소'보다 약 12억 원이 높은 금액으로 국내 작가 중 김환기 다음으로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작가가 됐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한국 근대 미술의 저력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경매로, 근대 작가들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재평가될 수 있는 경매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8년 만에 개인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이중섭(1916~1956)의 '소'는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한 평가를 받는 소재 중 하나로 한국인에게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근현대미술의 거장 이중섭의 소는 대부분이 '드로잉'에 채색을 가미한 작품이거나 '은지화'인 반면, 소를 소재로 그린 작품은 대체로 '종이에 유채'로 제작됐고 다른 형식의 작품들에 비해 그 작품수가 적은 편이다.

▲ 7일 오후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진행된 제147회 메인경매에서 김환기의 '영원의 노래'가 30억 원에 낙찰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이중섭은 '흰 소', '싸우는 소', '수레를 끄는 소'등 다양한 모습을 그렸는데, 대체적으로 머리가 화면 좌측으로 그려진 작품들과 달리 출품된 '소'는 머리가 우측을 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매에는 유영국의 'Work'가 4억 1천만 원, 야요이쿠사마의 'Pumpkin'이 2억 6천만 원, 작가미상의 '건칠보살좌상'이 3억 원에 낙찰되며 낙찰총액 약 114억 원, 낙차률 6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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