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원장, 인사 불개입 강조하며 사표

금융사 채용비리 조사 중
금감원장 불명예 퇴진
최흥식 원장, 인사 불개입 강조하며 사표
▲ 지난해 9월 11일 취임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금감원>

융사 채용비리를 조사하던 금융감독 수장이 채용비리 혐의 연루설 속에 사퇴한 사건이 충격이다. 최흥식(崔興植) 금융감독원장이 “지인의 아들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하면서 12일 “금감원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최 원장은 학계 출신으로 금감원장에 취임한지 불과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채용비리 조사하다 금감원장 사퇴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e톡뉴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지인의 아들 하나은행 채용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몇 차례 결백을 강조한바 있었다. 특히 이날 오전에도 최 원장은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채용비리 연루 의혹이 매우 유감이다. 본인은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검사단’을 구성, 엄정하게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불과 5시간 뒤 하오에 새로 ‘입장문’을 통해 “당시 본인의 행위가 현재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하나은행 인사에 관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사실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최 원장 관련 혐의는 현재로서는 의혹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사실여부가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그렇지만 금감원이 하나, 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혐의를 잡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 원장이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덮어두고 금감원장으로 처신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 등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더구나 청와대 관련 수석실에서도 최 원장 관련여부를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자 자진사표로 처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감원 충격, 본인은 결백주장하며 사퇴

금감원으로서는 최 원장의 사퇴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이 거듭 채용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데도 자진사퇴하는 것은 결국 혐의를 덮어 쓴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금감원이 은행의 채용비리를 조사하다가 오히려 최 원장이 희생된 꼴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두고 불필요한 의견충돌을 빚은 적이 있었다. 이때 금감원이 “특혜대출 등 검사가 진행 중이니 회장선출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었지만 하나은행이 듣지 않고 강행하여 김 회장이 취임했었다. 이 같은 불편한 관계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제 최 원장 관련 혐의는 검찰수사 등을 통해 명백히 규명돼야만 한다. 금감원은 최 원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3년도 채용관련 자료공개를 요청했다가 다시 해당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공문을 발송했다고 한다.

아마도 채용관련 점수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 등 중대 혐의가 초점이 될 것이다. 또 최 원장이 단순히 지인의 아들을 추천했을 뿐 채용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 등은 금감원 아닌 수사당국에 의해 규명돼야 할 것이다. 최 원장이 과거 재직했던 금융회사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금감원이 조사한다는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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