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매스의 문제를 탐구했던 조각가 전국광(1945-1990)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 3월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진행된다.

▲ 전국광, '매스의 내면'. 나무, 볼트, 90x90x60cm, 1893.(사진=가나아트)

전국광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1969년 제18회 국전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 국전 입선에 올랐다. 1970년대 초부터 왕성한 작업 활동을 펼쳤던 작가는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한국 모더니즘 추상 조각의 맥을 이어받아 정립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조각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를 견지했던 전국광은 조각의 재료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성질인 매스의 문제에 천착했다.

▲ 전국광, '매스의 내면-자력-0.027㎥의 공간'.나무와 볼트, 180x75x65cm, 1986.(사진=가나아트)

그는 재료를 모으고 쌓는 행위'적(積)' 시리즈와 쌓아 올리는 행위 '매스의 내면' 시리즈를 통해 물질의 덩어리 안에 내재한 구조에 관심을 쏟았고 물질을 재구조화해 내부 구조를 형태로 드러내고자 했다.

생전의 전국광 작가는 "나에게 가장 기분 언짢은 적은 바로 나이며, 그의 적은 'Mass'이다. 그 이외의 자그마한 파문을 일으키는 Volume, Movement, Texture 등의 밀도를 증가시키는 모든 적은 그의 적인 Mass이다. 항시 충돌하며 싸우고 있으리라"고 말했다.

▲ 전국광, '평면분할'. 합판, 100x140x25cm, 1981.(사진=가나아트)

그의 작품은 한편으로는 복잡해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를 보여주며, 조밀하게 차 있어 보이지만 비어 있는 여유를 보여준다. 빈틈 없는 구성과 빈 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그의 작품에서는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영혼과 감성이 드러난다.

전시 제목인 '0.419㎥의 물상'은 1986년 일본 교토의 마로니에 화랑에서 개최됐던 전국광의 네 번째 개인전 '매스의 내면-0.419㎥의 물상'을 가리킨다.

일본에서 개최됐던 이 전시에서 작가는 동일한 0.419㎥의 용적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다양한 재료를 실험한 설치 작업을 선보였는데, 일정한 용적 상태에서 각각의 사물이 어떻게 달리 드러나는지를 실험하여 각기 다른 물질이 낳는 다양한 양태와 구조를 보여주었다.

▲ 전국광, '쇠뇌작용'. 종이 위 물감, 11x9cm, 1989.(사진=가나아트)

당시 전 작가는 "그것이 무슨 재료에 의한 어떤 형상의 조형물인가 하는 조형미에 관한 문제는 이차적으로 여기며 단지 용용적을 지니고 있는 낱낱개 물상의 구현에 충실하려 한 것이 본 전시 구조의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작가 전국광을 추모하고 그가 일군 업적을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해석, 평가라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받아 '매스의 내면-0.419㎥의 물상'전을 재현해 다시 조명한다.

▲ 매스와 탈매스(1981)를 제작중인 전국광 작가.(사진=가나아트)

또한 '현상으로서의 조각' 개념과 형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했던 작가의 현대적인 면모를 부각한다. 이외에도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다양한 '매스의 내면'시리즈 작품들과 이 연작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는 '평면 분할', 그리고 거의 마지막 작품에 해당하는 '자유-나와 너희들 그리고 나들'(1989)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작품이 무르익었던 시기의 작품 세계 전반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핀다. 전시는 4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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