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인스타그램>

[최수권 칼럼(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수필가) @이코노미톡뉴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가족들과 함께 일본여행을 선택했다.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 중국 등도 있지만, 좋은 기억을 향유하며 불편함이 없는 곳은 일본이 아닐까 싶어서였다. 관광해 보지 않은 장소를 택했다.

일본의 대문호(소설가)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머물었던 소설 ‘설국’의 집필실이 있는 니가타로 정했다. 3월이 다 가고 있는데도, 그곳은 한 겨울이었다. 그래도 그리 춥지 않는 포근함이 대기를 감싸고 있었다. 생경한 설경들이 정감 있게 다가왔다.

작가는 그곳 여관(가스미 노마)에서 1934∼1937년까지 머물며 ‘설국’을 저술했다. 그가 기거했던 방에서 내려다본 설경들이 대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 시야로 들어오는 자연의 모든 것들이, 냉한 한기로 다가오면서도, 애잔한 슬픔을 간직한 듯하였고, 언뜻 차분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소설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어서였는지 모른다. 생경한 풍경들이 정감 있게 다가오기도 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시마무라라는 유부남이다. 부모가 남겨준 재산으로 무위도식하여 여행을 다닌다.

시마무라를 사랑하는 여자 고마코는 게이샤(기생)로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여자다. 그리고 소녀 “요코”와의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시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저술되어 있다. 나는 그런 서정적인 표현은 설국으로 통칭되어지는 이런 곳에서 쓰여질 수밖에 없을 듯하였다.

그곳에서 마주친 관광객들은, 일본 현지인들과 중국인들이었다.

문학 자료실(가스미 노마)에 비치된 홍보용 팜프렛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가 따로 구분되어 있었다.

일본인 가이드는 한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다며 미소를 건넸다.

미소의 여운이 참 맑고 진심을 담는듯하여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일상으로 여러 유형들의 사람과 마주치게 된다. 음식점, 편의점, 찻집 등에서 주문하고 계산하고 서비스를 받게 된다. 종업원들의 요식행위를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순간 나는 참 한심한 생각을 갖기로 한다.

내가 지불한 대금(계산)에는 그 종업원의 일당이나 월급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은 마치 로봇트처럼 표정 없는 얼굴로 귀찮다는 기색을 드러낸다. 그렇게 사회 전체가 화(골)가 잔뜩 나 있는 듯한 기분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일본인의 친절을 상징한 말이 있다.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마음가짐)” 이는 일본사회를 지탱하는 힘의 근원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근간이다. 친절은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나라든 최고의 관광 상품이다. 사실 이번 여행을 일본으로 택한 것은 그들의 진실된 서비스 정신을 기억해서였다. 그래 유쾌한 여행의 경험 때문일 거다.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성장의 비결은 서로를 존중하는 아주 작은 그런 실천의 결실이 아닐까?

고객에 대한 진심어린 환대 “오모테나시”로 대변되는 그들의 잠재된 서비스 정신에 매료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한편은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내려가서였을 것이다.

일본 여행이 제주보다 더 싸진지 오래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화가 900원대 까지 내려가는 등 엔저 현상이 뚜렷해졌다. 물가 차이가 거의 없고 어떤 것들은 일본이 더 싸다.

일본 정부의 관광국 발표에 따르면 일본을 찾는 관광객중(1∼2월) 한국인(151만명)이 가장 많았다.

“오모테나시”를 국가 브랜드화한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고 한다. 사후면세점 확대, 전자비자제도 도입 등.

제주도에서 리조트 사업을 하는 친구가 전화 끝에 이렇게 말해왔다.

“중국관광객이 끊겨 정말 걱정이다”고 한탄했다.

“잘될거야” 위로 했지만, 걱정된다.

▲ 최수권(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수필가)

5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리고 우리가 지닌 서비스정신으로 관광산업을 꽃피운다는 것은 쉽지 않을듯하다.

여행은, 새로운 생각을 낳는 산파라 한다. 심신이 지쳐있을 땐, 전혀 생경한 곳으로 여행을 권유한다. 새로운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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