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동 정부, 자본주의 시장경제 흔들
엘리엇 등 투기자본, 재벌 먹잇감 사냥

'재벌적폐'·'갑질총수' 규탄
오너개혁 '좌불안석' 기류
친노동 정부, 자본주의 시장경제 흔들
엘리엇 등 투기자본, 재벌 먹잇감 사냥
▲ <사진@EconomyTalk News>

‘재벌경영’이 좌불안석(坐不安席), 유구무언(有口無言) 형국이다. ‘친노동’ 정부의 적폐청산 행진과 ‘노동시장 개혁 없는’ 반자본․반시장 정책하에 ‘재벌개혁’, ‘오너개혁’ 목소리만 높아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노동절 기념사를 통해 ‘노동의 가치와 존엄’을 강조한 후 공정거래위는 재벌개혁을 더욱 압박하고 노동계는 ‘갑질총수’ 일가의 퇴진 등 ‘반자본 재벌적폐’ 퇴진투쟁에 나섰다.

‘재벌개혁’ 분위기속, 헤지펀드 ‘먹잇감’ 사냥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촛불혁명정부가 들어선 후 반노동, 재벌적폐 축출 분위기에 고무된 듯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 등 재벌경영 관련 ‘먹잇감’ 사냥에 신명을 날리는 기상이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10일, 10대그룹 CEO와 간담회를 통해 재벌경영 오너 일가의 소유와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지배주주의 경우 그룹 핵심기업 주식만 보유하고 비주력, 비상장사 지분은 정리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방향을 선택토록 강요할 수는 없지만 “현재와 같이 그냥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원이 ‘재벌 갑질총수 구속’이란 선전구호를 들고 무단 입장하여 시위한 이벤트가 연출되어 신문에 사진이 보도됐다. 마침 ‘물컵 갑질’이란 이름으로 총수일가 퇴진운동이 빚어지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상조 위원장은 재벌 공격수이자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한국 상륙을 촉구한바 있다. 국내 경제신문 기자 출신인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가 “엘리엇의 재벌공격은 한국정부가 적폐청산 명분으로 해외투기 자본에게 보낸 초대장에 응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김 위원장이 지난해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창피한 일”이라 지적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라, 큰돈 벌 수 있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런저런 분위기 속에 재벌경영은 ‘유구무언’이자 ‘좌불안석’ 표정이 아니고 무엇일까.

‘갑질행태’ 일파만파… 총수일가 퇴진운동

국민여론의 지탄에다 촛불혁명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행태’는 민망을 넘어 처참한 형국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비록 ‘갑질행태’로 무한 비난을 받을망정 총수일가의 퇴진을 말하는 집단시위는 반자본․반시장으로 너무나 위험한 ‘운동권 논리’라고 볼 수 있다.

한진그룹 오너 경영의 실패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장녀의 ‘땅콩회항’ 사건을 되살리고 총수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에다 조양호 회장의 선대 조중훈 회장이 물려준 해외재산 상속과정의 500억대의 탈세혐의까지 겹치고 보니 무슨 말로 해명하고 방어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다시 법무부 서울출입국은 총수일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필리핀) 불법고용 혐의 제보를 받아 대한항공 본사 인사전략실을 압수수색 했다. 이를 계기로 조종사 노조가 갑질행태 규탄 촛불집회를 갖고 노동계가 가세하여 총수일가 퇴진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으니 반자본․반시장의 체제 혁명으로 번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갑질사태가 드러난 후 조양호 회장은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전문 경영인 부회장제를 신설하고 외부인사들이 참여하는 ‘준법위원회’ 발족도 약속했다. 재벌경영의 갑질, 군림은 반드시 엄정하게 치죄돼야 할 사항이지만 자본주의 경영권은 준법범위 안에서 확고히 보장돼야만 한다고 믿는다.

문대통령,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월 1일 노동절 기념사가 재벌개혁의 진로를 명시한 느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노동이 ‘제도에 의해’,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홀대 받고 모욕 받지 않는 세상을 생각했다”는 감상을 말하고 “모든 성장은 노동자를 위한 성장이어야 한다”면서 ‘노동의 가치와 존엄’을 강조하고 “이보다 더 큰 성장은 없다”고 규정했다.

또 문 대통령은 “초과근로수당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도 노동자의 투쟁을 통해 얻었다”고 예찬하고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 주 52시간 상한제가 곧 시행되면 ‘휴식이 있는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사회적 대화기구’(노사정위)에 참여한 민노총은 지난 9일, 문 정부 1주년 기념, ‘노동존중사회’ 실적을 평가한 후 “아직 ‘노동적폐’ 청산이 미진하고 촛불혁명 속도도 느리다”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재벌자본의 노조파괴 행위, 무노조 경영 등의 타파”를 강조하고 미국계 엘리엇이 공격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이 ‘정경유착’이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어 문 정부의 2년차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게 노동법을 전면 개정하고 ‘반노동’ 재벌적폐를 완전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 원내대표, 노동계 투사 동지사이

집권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에 노동운동계 출신 홍영표 의원이 선출됨으로써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께 양대 노총 투사가 여야 원내대표를 맡아 친노동 정권하의 고용노동정책 관련 입법, 예산안을 다루게 됐다.

홍영표 대표는 전북 고창 태생으로 동국대 철학과를 나와 노동운동을 거쳐 정치권에 진출, 3선의원(인천 부평을), 국회 환노위원장으로 최근 근로시간 단축을 내용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주역이다. 홍 대표의 노동운동은 1983년 대우자동차 근로자로 파업투쟁을 시작하여 대우차 노조 사무처장(1989), 대기업 노조연합회 사무처장(1990), 민노총 쟁의국장(1995),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18~20대 국회의원, 문재인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한 친문(親文)계이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양대 행정대학원 출신으로 서울 강서구 을 3선의원, 서울시당 위원장을 거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드루킹 특검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 내 친박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을 때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집단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한바 있다.

김 대표는 한국노총 부회장, 사무총장 출신으로 홍영표 대표와는 노동계 투사 동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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