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청춘에게 묻고, 그림으로 답한 풍경화 가득◆

▶‘출범’, ‘희망낙서’, ‘신세계’ 3개의 연작을 통해 인생의 의미 고찰하는 기회 제공◀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이 순간에도 내 사진이 소멸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활발했던 시절,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었던 시절이 바로 청춘이었다."

▲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설치된 전시작품과 함께한 사석원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가나아트갤러리의 얼굴 작가로 알려진 사석원(58) 작가가 3년 만에 펼치는 개인전 '희망낙서'를 준비하면서 느낀 소회다.

5월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진행되는 전시에는 '청춘(靑春)'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찰과 함께 앞으로의 희망을 담은 신작 40여점이 함께한다.

동물과 풍경을 주요 테마로 작업하던 사석원이 청춘이라는 명제와 함께 우리시대 가장이 느끼는 무게감을 고릴라를 통해 표현해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답변을 한다.

▲ 사석원, '꽃과 당나귀2'. Oil on canvas, 130.3x162.2cm, 2017.(사진=가나아트)

사석원 작가는 "가장의 삶은 숙명적으로 파도와 격랑에서도 책임져야 할 임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이유가 아름답게 보인다"라며 "가장의 비애를 세필로 그려낸 사람보다 순수한 표정의 고릴라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이전부터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아왔던 호랑이, 부엉이, 소, 닭, 당나귀 등 다양한 동물들이 청춘 시절의 에너지와 열망의 표상으로 재해석됐다.

사 작가는 "이 땅의 동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가 많이 않을 것 같다. 화가로서 살면서 풍경도 인물도 그리지만 동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로 남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크다"며 "어떤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치열하게 붓을 잡고 화면을 채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석원, '곡예단'. Oil on canvas, 167.5x233cm, 2017.(사진=가나아트)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작품들은 '고궁보월', '산중미인', '만화방창' 등의 개인전과 달리 공간이 아닌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화면에 그려낸 작품들이다.

사 작가는 "지워진다고 다 지워지지 않는다. 흔적도 남고... 그것을 발판으로 또 다른 시도를 했고, 그것이 바로 희망이라는 생각이었다. 질감도 달라지는 것처럼 잡고 있는 것을 놓았다. 계속 구축하고 무언가를 하나라도 잡으려 했는데, 부질없는 것 같아 덜어보는 과정을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사석원 작가는 수묵화의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로 유화물감의 원색으로 가공되지 않은 생명의 힘을 팔레트 없이 캔버스 위에 직접 뿌려 깊이 감을 드러내는 작가로 알렸다.

▲ 사석원,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Oil on canvas, 130.3x193.9cm, 2018.(사진=왕진오 기자)

"남이 잘 쓰는 무기로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내 몸속의 DNA처럼 흐르는 호방함을 드러내는 가감한 붓질, 색채감각을 나타내기 위해 유화물감을 동양화 붓으로 풀어내는 기법 등은 새로운 회화양식의 개척자라 평가를 받는 것 같다."

거친 파도 속을 헤쳐 나가는 고릴라의 역동적인 동작과 연민이 느껴지는 눈빛을 통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고된 삶을 상징화화 '출범' 연작.

두껍게 바른 물감을 다시 지워 나가는 행위 속에 과거의 청산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낸 '희망낙서' 연작.

▲ 사석원, '왕중왕- 호랑이'. Oil on canvas, 130.3x162.2cm, 2017.(사진=가나아트)

원색적인 여성의 누드와 강렬한 필선으로 청춘 시절의 열망과 그 원초적인 힘을 구현한 '신세계' 연작을 통해 가정 속에서의 아버지 그리고 사회적 환경 속에서의 청춘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화두로 던져, 관람객들로 하여금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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