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료 작업을 위해 지하 2미터 지점에서 채취한 목절점토, 사진 제공 : 인터넷언론인연대

[최노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경기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지역 내 1,500억 원 이상 희귀광물이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개발을 위해 정밀 조사도 못하고 그대로 땅속에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도 광주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사업 관련 희귀광물을 일반 흙 정도로 취급하고 밀어붙이며 막무가내식으로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을 앞세운 개발 때문에 매장 사실이 어렵게 확인된 국가의 소중한 희귀광물 자원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문제 제기가 각계 전문가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사업은 경기도시공사가 2017년 12월 기공식을 개최한 후 총면적 49만5천747㎡ 규모로 부지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지역 가운데 광물자원 목절점토가 100만 톤 이상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매장되었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원은 희귀 광물로 알려진 목절점토. 목절점토는 광물보고서의 광물자원 51가지 중 하나로 북한 회령지역에서만 부존이 확인된 희귀 광물자원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역세권개발구역 지하에 매장된 규모는 100만 톤 이상으로 지하 2m~2.5m 아래에 0.5m~3m 두께로 분포돼 있다. 가치는 1,5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양이다.

특히 이 지역은 조선시대 왕실 가마가 있던 곳으로 역사적 가치는 더 높다. 조선시대 도예공들이 목절점토가 나오는 이 지역에 가마를 짓고 왕실 납품 도자기를 구워 진상했기 때문이다.

# 희귀광물 목절점토는 어떤 광물인가?

목절점토는 과연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갖고 있을까?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의뢰해 확인된 광주역세권 부지에 매장된 희귀 광물자원 목절점토(木節粘土)는 전국의 사기장과 도예가들이 일본과 독일에서 비싼 가격으로 수입해 사용하는 고령토의 한 종류이다.

광주역세권 목절점토 매장량을 조사하기 위해 가로 30m, 세로 40m(광물보고서 기준) 간격으로 지하 2m 아래를 통계치 에 따라 포크레인으로 파서 조사한 바 있다. 여기서 채집한 점토를 이들 양 기관에서 의뢰한 결과, 아직 남한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양질의 목절점토(광물기준치 / Fe2O3 : 4% 이하, SK : 7% 이상)로 평가받았다. 

경기도시개발공사가 조사한 지반조사치에 의해 그 매장량을 산정했을 때 아주 우수한 목절점토는 70만 톤이다. 이보다 약간 가치가 낮은 목절점토는 60만 톤으로 분류됐다. 톤당 수입가는 20만 원으로 알려지면서 매장량 가치를 1천500억 원으로 추산했다.

▲ 구워내기 전 도자기, 사진 제공 : 인터넷언론인연대

도예가 A씨는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에는 목절점토와 와목이 있다. 특히 목절점토는 내화도가 매우 높다. 대다수의 한국의 도자기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목절점토와 와목이 생산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라고 말하고 "한국의 사기장들은 도자기 재료 중 하나인 와목이나 목절점토는 대개 일본산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회령 땅 부근의 경성에는 목절점토의 광산이 있었다고 일제 강점기의 광업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다. 목절점토가 나오는 곳은 와목도 동시에 산출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절 점토는 내화도가 매우 높다. 북한 회령 부근에 목절점토 광맥이 있었기에 고화도(1300도 이상의 온도)인 회령도자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라면서 "통일이 된다면 목절점토나 와목을 일본에서 비싸게 수입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절점토로 만들어진 북한의 회령 도자기의 특징은 깊은 유색, 다양한 색상, 개성 있는 형태가 돋보인다. 실제 이곳에 매장된 목절점토를 도예가에게 의뢰해 도자기를 제작한 결과, 북한 회령의 도자기와 다르지 않았다.

한일합방 이후 일본인들이 그 가치를 인정한 회령도자기의 목절점토와 비교해 어느 것이 우수한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하천변에 매장된 것으로 보아 그 질(質)이 유사한 것으로 도예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대표적인 도예가인 가와이간지로는 이 목절점토와 유사한 북한 회령의 목절점토로 만들어지는 도자기에 대해 "태토의 철분과 화합하여 명백하고 따뜻하며 속이 깊다. 특히 흙과 재의 화합은 다른 도자기에서는 볼 수가 없는 아름다움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공예전문잡지 '鈴木經緯'는 목절점토로 만든 도자기에 대해 "정말 경이로운 것"이라면서 "유색 종류의 다양함이 예상 밖이었다. 특히 유약에서 느껴지는 깊은 호수 같은 맛과 형태에서 주는 정숙함을 겸비한 소박미는 점잖으면서 솔직하여 일본의 어느 곳, 아니 남조선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 경기도시개발공사, 소중한 희귀 광물 목절점토를 지하에 감출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시개발공사가 개발에 집중하면서 희귀 광물인 목절점토를 그대로 지하에 감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 역동에서 발견한 목절점토로 빚은 도자기, 사진 제공 인터넷언론인연대

광업권에 우선권을 갖고 있는 서강덕 대표는 "경기도시개발공사는 이 소중한 국가 광물자원을 역세권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감추고는 광물자원이 매장된 두께에 따라 고층과 하층으로 나눠 지반공사를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지하에 그대로 감추거나 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곳 조선백자의 고장 광주는 한국 도예의 보고(寶庫)"라면서 "이곳에서 발견된 목절점토는 그 가치가 무궁한 광물자원이다. 그간 일본산 목절점토와 영국 볼크레이를 비싼 가격으로 수입해 사용한 전국의 사기장들과 도예가들에게 이 목절점토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광물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이 같이 강조한 후 "경기도시개발공사는 이 귀중한 광물자원을 쓰레기로 분류해 국가의 중요한 광물자원을 없애려 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더구나 조선백자의 고장인 경기도 광주에서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 경기도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어떤 사업인가? 

경기도 광주시 역동 일원 49만㎡(약 15만평) 부지에 조성 중인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사업은 경기도시공사와 광주시, 광주도시관리공사가 참여해 추진 중이다.

▲ 개발이 한참 진행 중인 역동 지역, 사진 제공 : 인터넷언론인연대

광주 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성남 ~ 여주간 복선전철 건설에 따라 신설되는 광주역사 주변 역동 169-15번지 일원 49만㎡(약 15만평) 부지에 2,105호(공동·단독) 규모의 주거단지와 상업 및 산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총사업비가 3,319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광주시 역동 역세권은 내년 상반기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개통으로 강남까지 30분 안에 접근할 것으로 기대되며 반경 2km 이내 중부고속도로, 국도3호선, 성남 ~ 장호원 간 도로 등의 편리한 교통과 동서 측에는 산지가, 남동 측에는 경안천 등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개발이 우선이 아니고 소중한 자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니 이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개발을 뒤로 하거나 미루는 것은 주민들과 약속한 부분이 있어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동 750-1번지라고 들었는데 이곳은 저희 사업부지가 아니다. 저희와는 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를 했다. 광업법 처리지침에 보면 고령토 함량이 있는데 검사 결과 '미달'이라는 수치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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