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모 첫 공주도 황금돼지

[2030목소리]

황금돼지 해의 축복
복덩이 출산 붐
우리 이모 첫 공주도 황금돼지
▲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2007년생 생아. <사진@EconomyTalk News DB>

노진아(대학생, 23세) @경제풍월] 2006 쌍춘년의 결혼 붐에서 2007년에는 황금돼지 해를 맞아 출산 붐이 일어나고 있다. 저 출산 국가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기쁘지 않을 수 없다. 
한 조사기관 연구에 따르면 20, 30대 신혼부부나 결혼 초년생 10명 중 4명꼴로 임신 중이거나 올해 임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돼지를 매우 길한 동물로 여겨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먹을 복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우리들의 의식과 함께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 해’에는 특히 복이 넘쳐난다는 속설 아닌 속설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이모가 2월 9일 출산을 하셔서 병원에 가보았는데, 말로만 들어서 인지 잘 실감이 나지 않았으나 직접 보니 출산 붐을 느낄 수 있었다. 병실은 거의 꽉 차 있었고, 아기를 만나는 신생아 면회시간에는 아기를 기다리는 가족들로 북적였다. 가족들은 서로 자기네 아기가 제일 예쁘다며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고, 아기들을 만나는 초보엄마, 아빠들의 얼굴은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나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주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어찌나 모습 그 자체가 예쁘던지 계속 보고 있노라니 근심, 걱정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았다. 자고 있는 건지, 눈만 감고 있는 건지, 생글생글 웃다가도 금방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들의 모습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문득 생명의 신비로움과 소중함, 그리고 왠지 모를 감격스러움에 눈물이 나올 뻔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엄마, 아빠도 이런 눈빛과 사랑으로 나를 만나러 왔었겠구나…’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우러나왔다. 이날 내가 본 병원 속 신생아실 앞의 사람들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쌍춘년에 이어 황금돼지 띠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여성인력이 많이 집중되어 있는 항공사나 은행 등이라고 한다. 이유인 즉, 점점 늘어만 가는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객실 승무원을 작년보다 100명 이상 많이 채용할 형편이라고 한다. 

반면에 대형마트와 할인점들은 출산 및 유아용품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 출산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지금의 이 출산 붐이 당장은 반가운 일일지 모르나, 유아용품 시장이 활발해 졌다고 해서 이를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의 서비스가 예전보다 소홀해 진다면 모처럼의 출산 붐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 필자 노진아 씨

황금돼지 띠 출산 붐과 비슷한 예로 새천년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는 ‘밀레니엄 베이비’들을 기억 할 것이다. 밀레니엄 베이비들은 부쩍 늘은 출산율 때문에 사립초등학교 입학에서부터 경쟁률이 치열했다고 한다. 이들은 앞으로 진학이나 취직시기에는 누구보다 힘들고 치열한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

이런 사례를 보면,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베이비들도 그들과 유사한 고충을 겪을 확률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출산계획은 너나 할 것 없이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 가족의 장기적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다복을 상징하는 돼지해에 그것도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모든 아기천사들에게 무한한 축복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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