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전시기획자를 꿈꾸는 인턴 큐레이터 박상미, 유건우, 이다은이 공동으로 미술관 전시장을 채운 전시 'I have a dream-Ⅰ'전이 7월 14일부터 8월 12일까지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 왼쪽부터 유건우, 이다은, 박상미 인턴큐레이터.(사진=서울미술관)

'I have a dream-Ⅰ'전시는 서울미술관이 설립 이래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경력과 전공을 불문하고 미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지원자를 선발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약 6개월의 시간동안 전시, 교육, 연구, 홍보 등 미술관 업무 전반에 대해 현장 실습을 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서울미술관의 2018년 전시 주제는 '꿈'으로 설정했다. 19세기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등장한 이래로 수면 행위에 종속되는 물리적인 차원의 '꿈'이 삶의 가치를 대변하는 추상적인 차원의 '꿈'의 세계로 편입됐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세 명의 인턴 큐레이터는 그 꿈을 꾸는 '주체'에 주목했다. 이들이 초대한 김지영, 전윤영, 정승윤 작가는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대변한다.

개성이 사라지고 능률이 가치를 대처해버린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존재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사유한다.

▲ 전윤영, 'Yeollow Kiss'. diasec, 54.9x81.9cm, 2017.(사진=서울미술관)

또한 작품의 성격을 함축할 수 있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짐으로써 그들이 하나의 능동적인 주체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박상미 인턴큐레이터는 "한 사람을 온건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이 불가능성에 의해 맹목의 상태로 전환되어 일종의 단절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윤영 작가의 작품에서 불가능의 새로운 결을 읽어낸다.

전윤영 작가는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힘을 봉인하는 사진을 통해 사람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초상과 무형의 감정을 물리적인 사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에 좌절하지 않고 사진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한다.

▲ 정승윤, '봄 밤♥'. acrylic on canvas, 72.7x91.0cm, 2018.(사진=서울미술관)

유건우 인턴큐레이터는 "연속적인 선택의 흐름이 만들어낸 삶의 총체적 과정 속에서 행복이라는 것은 하나의 지표로 존재해 왔다"라며, 정승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이를 이야기 하려 한다.

정승윤 작가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미세한 물방울은 내면의 행복감과 생명력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물방울은 우리 몸속의 '세포'로서 최소단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명확한 형태로 규정지을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을 나타낸다.

이다은 인턴큐레이터는 "나라는 존재는 여러 관계 속에서 형성된 복합체"라며 "현재의 모습은 완성됐거나 끝을 맺었다고 할 수 없으며, 삶이란 것은 내면에 시간의 흔적들이 계속해서 쌓여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삶의 과정과 인간의 초상을 김지영 작가의 작품에 투영했다. 김지영 작가의 벽화 시리즈는, 무수한 시간이 만들어낸 흙먼지와 이끼의 흔적으로 표현된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 김지영, '벽화 #04'. pigment-based inkjet on cotton paper, 60.0x90.0cm, 2015.(사진=서울미술관)

여러 색의 빛을 벽에 비추어 장시간 노출고 일련의 과정을 기록하는 라이트페인팅 기법으로 완성한 그의 사진들은 흔적을 쌓는 행위에서 나아가 벽 너머의 것을 포착하고자 한다.

이다은 인턴큐레이터는 "김지영 작가의 벽화를 통해 관객들이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결혼'에 대한 낭만적인 가부장적인 제도 뒤에 숨겨진 여성들의 상처와 억압된 삶, 그리고 현대인들이 잊고 지냈던 '꿈'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2018 상반기 기획전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전과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서로 사용됐던 석파정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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