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에 속고 있다’, 문대통령은?
한국정부가 제재 뒷문 열어주나?

북한산 석탄 반입 묵인?
대북정책 불확실 투성이
‘트럼프, 북에 속고 있다’, 문대통령은?
한국정부가 제재 뒷문 열어주나?
▲ 6월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예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믿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하다. 북의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 ‘예외’ 발굴에 열중하더니만 최근에는 유엔을 상대로 ‘제재 면제’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와중에 유엔 안보리의 제재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선적세탁을 통해 국내 항구에 수십 차례나 입출한 사실을 제보 받고도 묵인했다니 무슨 속셈이었을까.

대북 제재 ‘예외인정’ ‘제재면제’ 안간힘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문 정부가 대북 유화정책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실질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조치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데도 ‘예외 인정’ 등으로 대북 제재만 약화시키려는 모습이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과 대화, 협력을 위해 필요한 부문 ‘제재면제’가 바람직하니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되어 북의 대남 선전매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핑계 삼아 판문점 선언 이행을 늦추지 말라”고 경고한 사실이 생각난다.

통일부도 “남북 정상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대북 제재의 예외인정이 필요하다”는 문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힌바 있다. 북측에서 들으면 “남측 정부가 나름대로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어 있다.

반면에 미국의 주 유엔대사는 최근 “당면문제는 우리 친구들 중 일부가 제재의 우회를 원하는 점”이라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꼽았다는데 우리네가 듣기에는 한국정부도 함께 지적된 것아 아닐까 싶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무대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EU는 확고한 ‘비핵화 우선’ 입장임이 명백하다. 이 가운데 대북 제재 최대 당사국인 한국정부가 제재의 뒷문을 열어 북측을 보호하려는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다”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이 CBS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다”고 말하고 “한․미 연합군사 훈련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니 우리네 귀에 솔깃하게 들린다.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은 역대 대통령들과 했던 오래된 게임을 계속 하고 있다”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속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한 “중국이 북한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는데 역시 우리네가 보기에도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을 3차례나 만난 후 비핵화 시간표를 조정한 느낌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9개월간 북이 로켓 발사 않고 핵실험 하지 않았다. 나는 매우 행복하다”고 주장했으니 결과적으로 김정은식 비핵화에 끌려가면서도 만족하다는 뜻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다는 정황이 확연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에 속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는가.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평창올림픽 참가 선언 이후 북측을 지극정성으로 환대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어 판문점 회담을 통해 줄 수 있는 것 다 주고 필요한 것 다 도와주겠다는 식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마저 주선했다.

그렇지만 싱가포르 회담 이후 김정은만이 거의 맨입으로 승자의 지위를 누리는 꼴이니 트럼프도 속고 문재인도 속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지경인 것이다.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3번이나 평양에 보내 다급한 입장임을 드러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던 ‘CVID 비핵화’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반면에 김정은은 ‘선 비핵화’ ‘후 보상’ 등 미국식 협상카드를 볼품없이 만들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시키고 한국군 독자훈련마저 중지시켰으니 단독 승자 아니고 무엇인가.

문 대통령은 북에 속고 있지 않을까

최근 북의 대남선전 매체들이 문 정부를 향해 악담 수준으로 비난한 사실은 무엇 때문일까. 북은 폼페이오 장관이 3번째로 평양 방문하고 귀국한 후 “미국이 입장을 바꿔 종전선언을 거부했다”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할 책임이 있으니 이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은 체제보장 관련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에 문 정부의 책임론을 끌어들여 “미국정부를 적극 설득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라”는 독촉이 아니겠는가.

문 대통령이 북측에 속고 있다는 지적은 김정은과 정상회담 한번으로, 판문점 선언 문구 한 구절로 북이 비핵화 하고 대남전술․전략을 포기할 줄로 믿었다면 착각이란 말이다. 김정은은 이미 3대째 종신 1인 독재체재로 권력을 장악하여 “남조선 집권자를 가지고 노는 방식에 능통하다”고 자신한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그와 회담 이후 그를 전폭 신뢰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부터 숱한 남북사업을 착착 진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북측은 문 정부에게 북의 체제보장 관련 미국을 설득하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선도 없다는 식으로 협박하고 있지 않는가. 남북관계는 오랜 세월동안 온갖 사태와 곡절이 겹치고 쌓인 특수한 상황이라 5년 단임 정부가 종신 독재를 상대로 일거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까지 갈 수 있다는 환상부터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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