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문 KT&G, 기업 출연 재단부문 삼성문화재단 1위 유지◆

◆청탁금지법 영향, 문화예술 단체 후원·협찬 금액 감소로 이어져◆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영호)가 조사한 ‘2017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도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2016년 대비 4.1%(82억 6천9백만 원) 감소한 1,943억 1천2백만 원으로 집계됐다.

▲ 서울 한남동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감소한 건 6년만이다. 지원 규모 뿐 아니라 지원 건수도 2016년 대비 3.3% 감소한 1,415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원 기업의 수가 533개사로 2016년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소액 지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 된다.

특히, 청탁금지법 시행 2년차를 맞이해 문화예술 단체 후원과 협찬 금액 감소도 한 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 이후 기업의 기부금 집행 기준 강화와 기부금 축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유형별로 상황을 살펴보면 문화예술단체의 공연, 전시를 지원하는 후원·협찬· 파트너십 등에 투입된 금액은 373억 원으로 2016년 대비 86억 원(▼18.8%)가량 감소했다.

이와 같은 감소세는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선물 상한액 5만원을 초과하는 공연초대, 티켓 구매를 조건으로 한 협찬 활동 등이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 '2017 기업의 문화예술지원 재단 및 기업 순위'.(자료=한국메세나협회)

기업 출연 재단을 통한 지원금액의 감소 역시 전체 지원 규모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기업 출연 재단은 기업 예술지원의 주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을 통한 예술지원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왔었다. 2017년 조사 결과 2016년 대비 6%(54억 7천만 원)가 감소한 864억 7천6백만 원으로 집계 됐다.

미술관과 콘서트홀 등 기업 출연 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인프라 지원 금액 역시 2016년 대비 5.8%가 감소 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2016년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 이후 기업들의 기부금 집행에 대한 내부 기준을 강화하고, 기부금을 축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조선업과 철강 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조선 및 중공업 산업군의 지원 규모가 46억 9천2백만 원 감소한 것도 2017년 예술지원 금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 지원액이 1,116억 6천3백만 원(▼5.8%)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인프라 지원은 2016년과 비교하면 감소했으나 총 지원금액의 57.5%의 비중을 차지해 여전히 가장 기업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2018-2017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다음으로 미술전시(177억 6천7백만 원)는 소폭 증가(▲2.9%)했다. 미술상, 작가 후원 등의 지원과 함께 대형 백화점 등 유통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대형 전시 후원, 아트 컬래버레이션 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전시 초청 등 사회공헌 사업에 미술을 활용해 지원한 사례가 두드러졌다.

클래식 분야는 177억 5천9백만 원이 지원되어 2016년 대비 7.2%가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첫해 전통적으로 기업 후원이 많았던 클래식 분야 지원이 격감했으나, 2017년 청탁금지법 적용 기준이 명확해짐에 따라 중단됐던 기업의 후원이 회복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전체적인 기업 예술지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112억 2천6백만 원으로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예술교육과 문화예술 동아리 지원 등 교육 사업이 지속해서 이루어졌고,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매개자 교육, 아카데미 사업 등 성인 대상 예술교육 지원이 확대 됐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 지원의 범위가 다양해진 것은 예술교육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다.

▲ '2017 기업의 문화예술지원 분야별 현황'.(자료=한국메세나협회)

비주류·다원 예술(▲18.6%)과 문학(▲44.6%) 분야는 전년 대비 지원 규모가 증가했다. 특히 비주류·다원예술 분야의 증가는 사회 전반적으로 융·복합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가 예술계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의 지원이 취약한 분야인 국악·전통예술(▼8.7%), 연극(▼7.4%), 뮤지컬(▼21.2%), 영상·미디어(▼24.5%), 무용(▼34.2%)에 대한 지원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감소 했다.

지원 주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부문에서는 홍대, 춘천, 논산 등에서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는KT&G가 1위를 차지했고, 기업 출연 재단 부문은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출연한 재단의 지원 총액은 864억 7천6백만 원으로 전체 문화예술 지원금액의 4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개별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078억 3천5백만 원(55.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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