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무아(無我)'라는 화두로 흑연을 이용해 화면을 완성하는 작가 권순익(59)이 8월 14일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의 사피라 & 벤투라 갤러리(Saphira & Ventura Gallery)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 '전시 작품 설치를 하고 있는 권순익 작가'.

권순익 작가는 빛과 색을 주제로 한국적 추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평면·입체 공간 속에 독창적인 무한함을 펼쳐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업은 2012년부터 구상적 표현에서 추상적 표현으로, 유기적 형태가 기하학적 형태로 변화하며, 다채로운 색채 표현을 지향하고 모노크롬이 지배적인 색채를 통해 내면적이면서 관념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빛에 반사된 흑연에 색상을 입혀 쌓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거울 같은 무아의 세계를 전달하려는 권 작가의 작업 세계는 입체와 평면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흑연을 덧칠하는 작업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독특한 방식의 작품이다.

권 작가는  "아직도 많이 버리지 못한 것 같아요. 제 생각으로는 버림의 끝은 안 그리는 것 아닐까요. 너무 많이 채우려다, 넣고 빼기를 반복했는데 결국은 욕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내 속의 것들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내 작업의 독창성을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 권순익, '무아-그림자'. 60 x 60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권 작가가 사용하는 흑연은 다름 아닌 빛이다. 문지르다 보니 쇠의 질감도 드러나고, 입체감도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매일 매일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옷, 컵 등 다양한 소재로 표현한다.

산천에서 뛰놀며 오감(五感)으로 흡수한 경험들은 감성적인 선과 형태, 세련된 색감의 표현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자연스레 착한 심성의 감수성 예민한 소년 권순익의 마음 속 깊이 숯, 빛, 원의 이미지가 드러난 것도 이 때이다.

권 작가는 "무아(無我)란 제목이 힘들더라고요. 작업에 의한 몰입에 의한 아무것도 없는 일상, 평범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 초기에 구상하고 스케치하고 나서는 그리기를 반복하죠. 원래 의도는 다른 생각 없는 상태에서 편안한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데, 아직은 채우는 과정인 것 같다"며 "최근에는 색상을 올리며 쌓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권순익, '신기루'. 설치 모습, 2016.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계속적인 원의 배열과 기하학적인 형태들은 크루즈 디에즈로 대표되는 옵아트를 연상시키며 한국적 추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는 "저는 단순하게 살고 싶어요. 얽매이지 않는 것이죠. 가장 좋은 것은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꾸준히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가장 권순익 다운 움직임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마다 몇 만 가지의 자기, 자아가 있는데 그날그날 닥치는 모든 것이 다르니 설명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최근 작업에는 쌓고 밀어내는 과정을 거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쌓는 것도 반복, 미는 것도 반복, 반복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는 작가는 예전에 잘 안보인 것을 색을 넣어 쌓는 느낌을 보여주어 두께를 강조한다.

▲ 권순익, '무아-신기루 (13-01)'. Mixed media on canvas, 90.9x72.7cm, 2013.

권 작가의 또 다른 작업은 '기와'로 볼 수 있다. 기와는 마음의 거울이라는 '심경'(心鏡)이다. 한 장 한 장 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자신의 모습을 섬처럼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려는 의도다.

권순익 작가는 베네수엘라 국립 현대 미술관(Museo Nacional de ArteContemporaneo Caracas), 줄리아 현대 미술관(Museo de ArteContemporaneo del Zulia),우루과이 현대미술관 (El Museo de arteContemporaneo del Pais), 콜롬비아 톨리마 미술관(Museo de arte del Tolima) 등 이미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 초청 받아 개인전을 개최했다.

▲ 권순익, '무아-신기루(13-03)'. Mixed media on canvas, 162x132.3cm, 2013.

국내보다 국외에서 먼저 한국 고유의 색채를 담아내는 서양 화가로 주목 받으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애미,뉴욕 등에서 열린 아트 페어에서 많은 컬렉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특히 현지의 미술 관계자들은 권순익 작가의 세계 미술 무대 진출에 매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뉴욕 사피라 & 벤투라 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뉴욕 실비아왈드 & 포 킴 아트 갤러리 재단에서 그룹전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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