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합병(M&A)에 다시 돌입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KB금융에게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이번 M&A가 업계 선두로 복귀할 수 있는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전히 불발 가능성도 남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금융업계와 IB(투자은행)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는 최근 ING생명 지분 59.15% 매매를 두고 재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최종 가격과 직원 고용승계 등 세부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특수목적법인(SPC)인 라이프투자유한회사를 통해 ING생명 지분 59.15%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ING생명 유가증권시장 상장 뒤 잔여 보유 지분에 대한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MBK는 지난 2월 신한금융의 배타적협상대상자 지위에 합의하고 실사 등을 통해 조율해 갔지만 가격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기존 매각가격을 낮춰 재협상에 나서면서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만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50%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후 신한금융이 난색을 표하자 이 수치는 30%로 떨어졌고 다시 20%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재협상에 돌입하며 MBK파트너스 측은 약 2조4000억 원 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가가 4만 원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25%미만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기존보다 매각가격을 맞춰 다시 신한금융에 제안하면서 ING생명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이번 달에만 9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하는 것도 인수에 힘을 실고 있다고 내다 봤다.

하지만 신한금융 측은 재협상을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2조1000억 원 선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위축된 보험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신한금융에서는 가격을 더 낮추길 희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표면이자율만 무려 연 5.875%에 달한다.

이에 자칫 자본효율을 훼손하면서까지 인수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돼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ING생명의 경우 RBC(지급여력) 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438%로 업종 내 최고 수준이지만 향후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실행 시 자본관련 불확실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이번 M&A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미 투자금 상당부분을 회수한 MBK는 시간이 갈수록 ING생명 기업 가치를 장담하기 어려워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BK는 2013년 ING지분 100%를 1조8400억 원에 인수해 이미 배당과 기업공개로 93%가 넘는 1조7139억 원을 회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수전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준 신한이 선두자리를 되찾기 위해 ING생명 인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신한금융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줄곧 1등 금융그룹을 지켜오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KB금융에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2조9481억 원을 달성하며 선전했지만 3조3110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3조 클럽’에 입성한 KB금융에 밀리고 말았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순익 격차는 1조7956억 원, 1조9150억 원을 기록해 1200억 원 가량 차이난다.

이에 지난해 순익 3400억 원을 기록한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신한금융은 1년간 내줬던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다시 쥐게 된다.

또 자산규모 기준으로 8권에 머물렀던 신한생명(30조 원)도 단숨에 5위권으로 진입하게 돼 은행과 카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 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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