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강화도 조약부터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 등 근대 한국의 주요 사건들을 망라한 판화들이 한 자리에서 공개된다.

▲ '안중근의사 이토히로부미저격 석판화'.(사진=고판화박물관)

치악산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개관 15주년을 맞이해 8월 18일부터 9월 23일까지 진행하는 '판화로 보는 근대 한국의 사건과 풍경'전에 23년 동안 모은 6,000여 점의 근대 한국의 역사적인 사건을 담은 판화와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풍경 판화 60여점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동학 혁명 당시 남북접을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양호도찰 오지영'의 태극기 목판, 을사늑약 후 민충정공의 ‘혈죽도’ 목판화, 최익현의 '일성록' 목활자본,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을 대형 석판화로 표현한 작품이 최초로 공개된다.

▲ '십대황제초상화'.(사진=고판화박물관)

고판화박물관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자, 2018 생생문화재사업으로 진행되는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 중 최초로 공개되는 판화는 그동안 화상과 경매를 통해 박물관 측이 소장품으로 수집한 작품들이다.

'양호도찰 오지영'의 이름이 새겨진 동학의 태극기를 찍었던 목판은 고종 31년인 1894년 동학농민운동에 직접 참가한 오지영이 양호도찰(兩湖都察)이라는 동학의 지도자로 남북접 간의 대립관계를 조정하는 임무를 맡았던 그의 기록이 남은 유물이다.

▲ '동학태극기'.(사진=고판화박물관)

'경복궁점령사건(1894년 7월)', '청일전쟁아산전투(1894년 7월)'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가 된 고종이 포함되어 있는 '세계 십대 황제 초상'석판화를 비롯해 '민충정공 혈죽도', 프랑스 르프티 주르날이 1907년 8월 4일자 발행 '남대문전투 채색 석판화', 동경박화관이 1909년 2월 1일 발행한 '안중근의사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 석판화'도 볼 수 있다.

최초 공개되는 안중근의사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을 표현한 석판화는 ‘이토공 조난지도(伊藤公 遭難之圖)’라는 제목으로 안중근 의사를 ‘흉한(兇漢)’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안중근 의사의 저항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남대문사건 석판화'.(사진=고판화박물관)

광복이 2차 대전의 결과물로만 얻은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저항했던 선조들의 투철한 애국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할 수 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전에서 러시아 재상인 코코흐체프의 초청으로 하얼빈을 방문한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하는 장면과 이토 히로부미가 총에 맞은 장면, 떨어진 총알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 러시아 장교에 의해 제압당하면서 모자가 떨어지고, 총이 땅에 떨어졌어도, 이토 히로부미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안중근 의사의 저항정신이 잘 묘사되고 있다.

화면 옆면에는 보도 기사도 실려 있어 보도에도 충실하면서도, 판화 작품으로 감상할 수도 있게 만든 보도 판화이다.

▲ 일본의 우키요에 작가 가와세 하스이 '평양 을밀대'.(사진=고판화박물관)

한편, 근대 한국의 풍경을 보여주는 유물 중에는 1899년에 제작된 대형 목판화인 '금강산사대찰전도'를 비롯해,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채색 석판화로 제작해 10폭, 8폭 병풍으로 제작된 작품들과 일제강점기에 강원도가 발행한 '금강산 탐승도'등 금강산 조감도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일본의 세계적인 목판화 작가 히르카츠 운이치의 평양 ‘목단대’ 와 세계적인 일본의 우키요에 작가인 가와세 하스이가 그린 ‘을밀대’등 북녘의 아름다운 모습이 담겨있는 판화도 볼 수 있다.

▲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이 안중근 의사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이 담긴 판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한선학 관장은 “지난 25여 년 간 수집한 6,000여점의 유물 중에서 근대 한국과 관련된 60점을 선별해, 현재 한국의 시대적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로 활용하고자 마련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