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한국은행>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한국의 교역 조건이 3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8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의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92.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 하락했다. 이 지수는 92.40으로 집계됐던 2014년 11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수출 단가가 떨어지거나 수입 단가가 오르면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낮아진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원인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며 수출 가격에 비해 수입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배럴 당 40∼5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가 올해는 70달러를 넘어서며 국제 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무역에 반영된 두바이유 6월 가격은 배럴 당 73.61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8.4% 증가했다. 국제 유가는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수입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가격은 4.1% 올랐으나 수입 가격이 15.3% 올랐다. 실제 지난달 석탄·석유제품의 수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0.0% 늘어난 반면 수입 금액은 77.0% 급등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로 인해 수입금액지수가 16.1% 증가한 127.10을 기록했다.

다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5.7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올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6.86으로 1년 전보다 12.5% 상승했다.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적회로 수출로 인한 전기 및 전자기기가 24.2% 늘었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포함한 일반기계가 24.9% 늘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만 북미 완성차업체의 수출 부진으로 수송 장비는 6.8%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도 141.68로 전년동월 대비 17.2% 올랐다. 석탄·석유제품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9% 상승했고 일반기계도 26.8% 오르면서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30.7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올랐다. 섬유·가죽제품이 16.2%, 화학제품 13.0%, 전기·전자기기가 5.6%의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일반기계는 23.4% 감소했고 중국 환경규제로 중국산 철강 수입이 감소하며 제1차 금속제품 수입 물량도 18.0% 감소했다.

박상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은 “일반기계의 감소지수는 지난해 반도체 기계와 평판 디스플레이 관련 기계 등 수입 물량이 각각 140%, 90% 폭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큰 문제없이 괜찮은 흐름을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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