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초로 공개되는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의 서첩'청산노인에게 써서 주다(書贈靑山老人)', 심양에 볼모로 있던 효종이 쓴 시, 추사 김정희의 발문(跋文) 등 조선시대 서화 작품 60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의 서첩, '청산노인에게 써서 주다(書贈靑山老人)'.비단에 먹(絹本墨書), 22.4×13.8cm, 1816.(사진=화정박물관)

화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미술 소장품 가운데 묵(墨)으로 직접 쓰고 그린 조선시대의 서화 작품이 9월 4일부터 진행되는 특별전'서여기인(書如其人)'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서 선인들이 직접 지은 시(詩)와 문장(文章),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명필(名筆)들의 글씨를 비롯하해 사군자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최초 공개되는 다산 정약용의 서첩 '청산노인게게 써서 주다'는 다산이 강진 유배 시절이던 1816년 10월 다아산(茶兒山)의 송풍암에서 쓴 친필 서첩이다.

▲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발문(跋文), 종이에 먹(紙本墨書), 24.0×34.5cm.(사진=화정박물관)

이 서첩은 작은 노란색 비단 위에 5행씩 글을 써내려갔는데, 총 12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서첩은 청산도에 살던 압해 정씨 정재운(丁載運)에게 같은 집안사람임을 증빙하는 성격의 문건으로 써준 것이다

또한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발문(跋文)도 볼 수 있다. 추사 김정희가 고동상서(古東尙書)가 소장하고 있던 옹방강(翁方綱)의 해서 족자에 쓴 글의 초고(草稿)이다.

글의 중간에 쓰다 고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글은 '완당전집(阮堂全集)' 권7에 '고동상서의 소장인 담계의 정서 족자에 쓰다(書古東尙書所藏覃溪正書簇)'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고동은 이익회(李翊會, 1767-1843)의 호이며, 수장가로서 예원의 추앙을 받은 인물로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옹방강과 교유했던 인물이다.

이외에 18세기 조선 후기 문예 부흥기의 대표적인 서예가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의 해행전예첩(楷行篆隸帖)도 함께 전시된다.

▲ 석봉 한호(石峯 韓濩, 1543-1605)의 석봉진적(石峯眞蹟), '후출사표(後出師表)'.종이에 먹(紙本墨書), 30.5×20.0cm.(사진=화정박물관)

이 서첩은 24면으로 이루어졌는데, 예서로 쓴 '초학장지 해법종요(草學張芝楷?鍾繇)', 중자 해서로 쓴 육구몽(陸龜蒙)의 '이별(離別)', 중자 행서로 쓴 위응물(韋應物)의 '기전초산중도사(寄全椒山中道士)', 전서로 쓴 '난상봉저 규약용등(鸞翔鳳??躍龍騰)' 대자 행서로 쓴 '홍곡군유(鴻鵠群)' 등이 수록되어 있다.

글씨를 쓰는 것은 일차적으로 문자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서예는 예술의 영역이며, 글씨를 쓰는 사람의 내면과 정신이 밖으로 드러나는 정신 수양의 결과이기도 하다.  

서화 작품을 통해서 옛사람들의 문자 생활을 살펴보는 특별전 '서여기인(書如其人)'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긴 선조들의 내면과 더불어 조선시대 당시 사회와 문화까지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2019년 2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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