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해외 점포망 안정과 현지화가 수익 늘려…글로벌 점포 800개 근접

-해외진출 수익구조 개편 신호탄…비이자이익 비중 늘리며 체질 개선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이 올해 해외 순익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권은 그간의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 창출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등 다양한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최근 상반기 은행들이 이자이익으로만 19조7000억 원(전년 동기 9.5% 증가)을 거두면서 비난이 쏟아지자 직접 해명에 나선 모양새라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지난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5년 6923억 원, 2016년 7400억 원, 지난해 8651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272억 원을 기록해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해외 진출한 점포망 영업이 현지에서 자리를 잡았고 투자은행(IB)을 통한 해외투자도 강화하면서 선순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2017년 연평균 성장률이 11.8%에 달했고 국내 은행의 글로벌 점포는 800개에 조금 못 미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는 아시아 지역 129곳을 비롯해 185곳이며 현지법인 산하 지점까지 포함해 총 772개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들이 정부의 신 남방정책에 적극 호응하면서 동남아 진출을 확대했고 현지화에도 성공해 지역 금융 회사로 안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성공…상반기 수익 5000억 원 돌파

지역별로 따져보면 중국 750억4500만 원, 베트남 621억5800만 원, 인도네시아 569억8000만 원 순으로 빅 3를 형성했다. 

우선 중국시장은 4대 은행이 일찍부터 공을 들여왔다. 성장률 123.1%를 기록하는 가운데 하나는 447억5900만 원을 국민은 80억1700만 원의 순익을 냈다. 

베트남은 신한이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호주계 은행 ANZ 리테일 부분을 인수하면서 순익 중 94%(586억1300만 원)가 신한의 몫이 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순익인 224억100만 원을 기록했다. 하나는 297억7600만 원, 신한은 48억300만 원을 기록했다. 국민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인수로 뒤늦게 뛰어들었다.

수익구조 개선…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수익구조 개혁에 적극 나서면서 비이자이익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올 상반기 KB·신한·하나금융지주·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총 3조73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573억 원) 증가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1조236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831억 원에 비해 약 40%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8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1조20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729억 원에서 13% 줄었고 우리은행도 5810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7560억 원) 대비 23.1% 감소했다.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의 금액이 줄었지만 금융지주 규모나 총수익을 고려했을 때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 중 비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크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분기 중국 화푸빌딩 매각 관련 대출채권 평가이익이 약 1700억 원 가량 반영됐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상반기 756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최근 주요 수익원보다 부가적인 업무를 통해 얻는 수익의 성장세가 훨씬 가파르다는 점에서 향후 IB업무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시중은행들은 항공기금융과 부동산 인프라, 구조화금융, 사회간접자본 등의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비이자이익의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해외진출 확대…동남아서 격돌

우선 국내 최다 글로벌 영업망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2015년 200개를 넘어선 이후 3년 만에 412개로 확대했다. 

최근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총 자산 2200억 원, 전국 106개 지점)를 인수하고 베트남에도 6개 영업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본-중국-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아시아 주요국을 잇는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더욱이 교두보인 베트남에서는 현지 영업을 통해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매김했고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일본에서도 안착하며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또 신한은행은 올해 3월 멕시코 현지법인을 개설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현지화와 함께 핀테크 및 모바일 분야 강화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인 고객 비중이 90%에 달하는 등 현지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또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중국 동북 3성(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지린성)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잇는 등 중국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베트남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KB국민은행 다소 늦은 2016년 동남아 뛰어들었다. 하지만 소매금융과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차별화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이 2016년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통해 출시한 디지털 뱅크 플랫폼 ‘리브 KB캄보디아’는 1년 6개월 만에 3만4000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연합회의 이번 발표를 두고 아쉬운 소리도 들린다. 올 상반기 시중은행들은 역대급 이익을 실현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장사로 쉽게 번 돈을 마구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비이자 부분’인 해외사업 실적을 부각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이자로만 장사해서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해명자료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상반기 은행들은 이자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9조7000억 원을 거두며 8조4000억 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대출금리 산정체계 오류뿐만 아니라 이자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실적잔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최근 10년간 은행들의 이자이익을 중가 규모를 분석한 결과 연간 이자이익 증가율이 0.9%로 대출채권증가율 4.7%에 견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오히려 순이자마진(NIM)이 2008년 2.31%에서 지난해 1.63%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상반기 당기순익 증가는 대우조선 등 대기업의 부실이 전년에 이미 해소됐고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으면서 생긴 부수적이 효과일 뿐이라 게 은행연합회 측의 설명이다.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상반기 2조7000억 원에서 올 상반기 1조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본업인 이자이익이 늘어났다고 비난을 받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도 “최근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대출이 늘었고 신규 부실이 줄어 대손충당금이 줄어든 것도 이자수익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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