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조선 전기에 제작된 현존 유일의 삼존금동여래좌상 53불이 미술품 경매시장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 금동삼존여래좌상 53불, Gilt-Bronze, 9.3×7.5×14.8(h)cm, 9.7×7.6×14.4(h)cm, 10×7.6×14.4(h)cm, 5.4×4.6×7.7(h)cm(40pcs).(사진=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대표이사 이옥경)이 2018년 9월 12일 오후 4시부터 하반기 첫 경매로 진행하는 제149회 메인 경매에 총 146점, 낮은 추정가 약 100억 원 규모의 작품을 내놓는다.

이번 경매에는 한국 근대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일환으로 장욱진의 작품이 시대별, 매체별로 8점이 출품된다. 또한 김환기의 회화와 드로잉, 천경자의 미인도 시리즈도 출품된다.

또한, 'Art for Life'라는 주제로 정치,경제적 격변을 경험하며 미술로 사회적 발언을 높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는 강광과 이명복의 작품이 처음으로 출품되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임옥상,이종구,신학철, 황재형 등의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작품도 나왔다.

고미술품 부문에는 운보 김기창의 작품 12점을 비롯해조선 공예의 명맥을 이어가던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된 공예품과 미츠코시백화점 경성점과 고바야시 시계점에서 판매한 작품을 통해 근대 시대 공예의 변모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낮은 추정가 5억 원에 경매를 시작하는 '금동삼존여래좌상 53불'은 조선 1426년에 제작된 불상이다. 경매에는 53불 중 삼존여래상을 포함해 총 43불이 출품된다.

불상의 명칭뿐 아니라 제작 연대와 참여자 등을 적은 조성기와 불상 내부에 봉안하는 유물과 같은 복장물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삼천불의 소의경전인 관약왕약상이보살경에 따르면 53불은 모든 중생을 구제해야 한다는 대승불교 교리인 삼천불 사상의 모체다.

그동안 그림과 조각의 형태로 형상화된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불상의 경우 제작된 예가 많지 않다. 국내 사찰에서 발견되고 있는 유물도 조선 후기에 제작한 석조불로, 금동불이 모여 있는 형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 김환기, '산'. Oil on Canvas, 100×73cm, 1958, Signed and Dated on the Lower Left, 추정가 20억~30억원.(사진=서울옥션)

한국미술의거장 장욱진(1917-1990)은 집과 나무,새,아이등 일상적인 소재를 추상적으로 화폭에 형상화했다.이번 경매에는 작가로서의 삶과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8점이 출품되어 눈길을 끈다.

1959년 제작된 '두인물'은 굵은선으로 두인물과 해를 기하학적인 도형처럼 표현했으며,화면을 가득 채우는 대담한 화면 구성에서 시각적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경매 추정가는 3억~5억 원이다.

경매 추정가 1억 3천만~1억 7천만 원에 나온 '무제'는 푸른 하늘위에 해와 달, 초가집과 기와집 등이 대비를 이루며 현실 세계가 아닌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5월 '제25회 서울옥션 홍콩세일' 에서 김환기(1913~1974)의 전면점화'3-II-72 #220'이 한국 작품 중  최고미술품 경매 낙찰 가격을 기록하며 1위 기록을 경신했다.이번 경매에는 총 5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1958년에 제작된‘산’은 푸른색을 주조로 화면 전체를 추상적이고 강렬한 선으로 깊은 산을 형상화했다.경매 추정가는 20억~30억 원이다.

▲ 천경자, '태국의 무희들' Color on Paper, 40.7×31.5cm, 1987.(사진=서울옥션)

천경자(1924~2015) 화백이 1980년 후반에 그린 미인도 시리즈 2점이 경매에 등장한다. 1987년에 제작한 ‘태국의무희들’로 여인들의 화려한 얼굴 속에 감춰진 고독과 슬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매 추정가는 5억8천~8억 원이다.

나머지 출품작은 1986년에 제작한‘여인’으로 클로즈업한 여인의 흉상 너머 은은하게핀 플루메리아가 눈길을 끈다. 경매추정가는 3억2천~4억5천만 원이다.

'Art for Life'섹션에는 1980년대 미술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현실에 대한 사회적 발언을 높인 민중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민중작가 강광(74)은 미술단체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14년간 제주생활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그는 황량한 회색 화면에 단순한 선들로 구성해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을 그림으로써 당시 시대상을 드러냈다.

▲ 장욱진, ‘두 인물’, Oil on Canvas, 40.5×31cm, 1959,.(사진=서울옥션)

1982년에 제작한‘풍경-썰물’은 썰물때의 황량한 인천 앞바다를 묘사함으로써 현실의 분위기를 담아내고자 했다.저멀리 보이는 주홍빛 바닷물은 아직 꺼지지 않는 생명의 현실을 암시한다.경매 추정가는 6백만~1천만 원이다.

이명복(60)은 1982년에 창립한 민중미술그룹 ‘임술년구만팔천구백구십이’활동을 시작으로 자본주의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1988년에 제작한 출품작‘그날 이후·농부’의 중심에는 이 빠진 늙은 농부가 낫을 들고 있으며,주위 배경을 살펴보면 수입담배와 미국 음료회사의 병뚜껑,전투기 등도 눈에 띈다.경매 추정가는1천5백만~2천5백만 원이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변신을 거듭한 한국화의 대가 운보 김기창(1913-2001)의 작품이 12점 출품된다. 1953년에 제작한 ‘복덕방’은 복덕방과 앞에 앉은 노인 뒤로 집들이 중첩되어 들어서있는데 작가의 심상속에서 재배치한 형태로 구성했다. 경매 추정가는 2천만~4천만 원이다.

▲ 이명복, ‘그날 이후•농부’,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130×193.8cm, 1988.(사진=서울옥션)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된 작품 중에는 청동해태형인장,은잔 5점,청동담배함,나전초충문오층찬합으로 구성한 공예품 4점 이 출품된다.경매 추정가는7백만~2천만 원이다.

한편 현재신세계 백화점의 전신인 미츠코시백화점 경성점에서 판매하던 ‘은제주전자’가경매추정가5십만~2백만 원에 출품된다. 또한 도쿄 3대 시계점인고바야시시계점에서 생산한 ‘은제이화문화병’은 경매추정가4백만~1천만 원에 출품한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출품작은 오는 9월 5일부터 9월 12일까지 서울 평창동에서 전시되며 경매 응찰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또한 미술품 경매는 오는 9월 12일,수요일 오후 4시부터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열리며 단, 경매 응찰은 사전에 정회원으로 등록된 회원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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