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내가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내 귓가에 속삭여줘요." 위성지도를 확인하며 오지 마을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삶을 여과없이 렌즈로 포착하는 사진가 손피오의 작업들이 전시장에 걸린다.

▲ 손피오, '내가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내 귓가에 속삭여줘요'. pigment print, 2017.(사진=살롱드어메즈)

디지털 사진이 홍수를 이루고, 의미없이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되는 무수한 이미지 속에 그가 포착한 순간들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다.

손피오 작가가 9월 19일부터 서울 방배동 살롱드어메즈에서 막을 올리는 사진전 '내가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내 귓가에 속삭여줘요'에는 어떤 조명 장치 없이 시간에 쫓기며, 자연이 부여한 빛의 흐름을 따라 카메라에 담아낸 모습의 사진들이 함께한다.

사진 속 이미지들은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한국의 50년대 이후를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곳은 아시아 지역의 오지일 뿐 전쟁의 참혹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이다.

▲ 손피오, '행복의 가라오케'. pigment print, 2017.(사진=살롱드어메즈)

손피오 작가는 이들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흑백 사진으로 현장의 모습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 그가 인간과 삶에 대해 불편한 정도로 솔직하게 담아낸 작업에는 값진 스토리가 존재하고, 그 순간을 상상할 수록 그의 작업은 완성이 된다.

그래서일까 그의 시선이 머문 공간에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가가 마주한 소소하지만 미소를 띠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치열함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숙명으로 여기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그들만의 행복의 모습이 더욱 강조되어 보이는 이유다.

▲ 손피오, '타들어가는 너를 보니 행복해'. pigment print, 2017.(사진=살롱드어메즈)

내셔널지오그래픽 2년 연속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항상 그의 뒤를 따라다니지만 작가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운이 좋아다고 말한다.

오늘 포착된 이미지는 과거가 되어버린다. 수십 년이 지나 그 때를 회상해도 눈에 띄는 변화 없이 묵묵히 삶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내는 작가의 여정은 지속될 것이다.

그것이 화려하고 감각적인 디지털을 멀리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전하는 흑백사진에 천착하는 작가의 고집이다. 전시는 10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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