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남대문 시장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수산물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름철 폭염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는 105.43(2010=100기준)으로 지난달보다 0.5% 상승했다. 이는 2014년 8월 105.57 이후 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생산자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농림수산품으로 전월 농림수산품 생산자 물가는 134.61로 지난 7월보다 8.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 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로 알려져 있다.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에 이어 8월에도 더위가 이어지면서 농림수산품 중에서도 농산물 물가가 지난 7월과 비교해 18.3% 상승한 것이다.

품목별로는 시금치 가격이 한 달 전보다 222.9% 급등했고 배추와 수박, 무 등도 각각 91.0%, 50.4%, 29.1% 올랐다.

무더위의 지속으로 폐사되는 가축이 늘면서 축산물도 달걀과 닭고기가 각각 전월대비 35.7%, 15.4% 올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에는 농림수산품의 영향이 70% 이상을 차지했다”며 “폭염으로 농림수산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전통시장·대형유통업체)’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차림 비용은 지난주와 비교해 전통시장은 0.4% 하락한 23만 원, 대형유통업체는 2.5% 하락한 31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aT는 시금치가 지난주 대비 21.8% 저렴해졌고 배추와 무도 가격이 떨어졌다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과·배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으로 약간 상승했으나 정부가 추석 민생 안정을 위해 평소보다 많은 공급량(사과 1.8배, 배 1.5배)을 출하하고 있고 최대 3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어 향후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권형 aT 수급관리처장은 “지난 3주 간 명절 성수품 가격 추이 및 주요 성수품의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남은 추석 성수기 동안 큰 폭의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나 특판장 및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알뜰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여름철 폭염, 태풍 등 영향으로 8월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기상 호전·수급안정 대책 추진 등에 힘입어 9월 들어 가격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7·8월 가격상승폭이 워낙 커 농수산물의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21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직접 비교해 보니 aT·농식품부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발표한 전통시장 물품 가격 중 시금치·배추·무 등 채소류의 가격이 실제 시장 가격과 비슷했다.

aT는 지난 19일 전통시장을 기준으로 시금치 400g은 4731원으로 지난주와 비교해 21.8%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날 방문한 남대문시장에서는 시금치 250g 기준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대형유통업체는 4000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20일 도매 기준으로 배추는 1포기에 3351원, 무는 1개에 2162원이라고 발표했으며 시장 가격과 비교했을 때 배추는 약 4000원, 무는 약 3000원이었다. 도·소매의 구분은 있겠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형유통업체는 시장가격보다 약 1000원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반면 과일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농식품부와 aT센터 두 기관조차도 서로 발표한 가격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사과 가격이 도매가격으로 10㎏에 2만9246원이라고 발표했으나 aT는 사과 5개가 전통시장에서 1만2669원, 대형유통업체에서는 1만4534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했다.

농식품부 가격과 비교해 보면 실제 전통시장 가격은 5㎏에 약 4만 원으로 같은 10㎏으로 비교해보면 도·소매의 구분이 있다고 해도 실제 가격과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aT 자료와 비교했을 때는 전통시장에서는 사과 5개가 1만3000원, 대형유통업체에서는 약 2만 원으로 전통시장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대형유통업체 가격은 30%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배도 농식품부 도매가격으로 15㎏에 4만3886원으로 기록됐지만 시장가격은 7.5㎏ 1박스에 5만 원 선으로 사과·배 모두 2배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추석 음식 장만을 위해 장을 보는 중인데 전체적으로 물가가 비싸 걱정”이라며 “명절 준비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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