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사실주의 회화로 잘 알려진 이광호(51) 작가가 선인장 시리즈에서 벗어나 가시덤불과 습지를 주제로 한 신작 20여 점을 10월 12일부터 부산 조현화랑에 펼쳐놓는다.
이광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재현으로서의 회화를 넘어선 촉각적, 감정적 언어를 부여한 새로운 환영과 느낌을 표현한다.
찔릴 것 같던 메마른 가시들은 오히려 따뜻하고 포근한 촉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축축한 습지는 거대한 자연 속 비밀의 화원을 찾은 듯 때론 고요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회화의 사유를 탐구하는 이 작가는 'Inter-View', '선인장' 시리즈로 대상의 사실적 재현에 기반을 두지 않고, 주관적 해석과의 차이를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표현했다.
이 작가가 그리는 자연 풍경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도시 공간과는 또 다른 미지의 신비로움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대상 속에 들어가 직접적인 감각인 촉각을 사용한다. 풍경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신체적 감각뿐 아니라 빛, 냄새, 소리 등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것들이 다양한 정서로 작가에게 전달된다.
뉴질랜드의 초원과 습지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들은 공간의 깊이를 표현했던 지난 작업보다 공간의 부피와 시선의 높이가 넓어졌다.
광활한 풍경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은 마치 창밖을 내다보듯 관망하는 자세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작품 속에도 관망하는 생명체인 '꿩'은 이광호 자각의 풍경 속에 종종 등장한다.
이 '꿩'은 풍경을 바라보는 현실의 주체이며, 풍경 작품 속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경험적 존재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또 다른 자연의 모습인 이름 모를 다양한 수풀들이 엉켜져 캔버스에 가득 메워져 묘사되어 있다.
각각의 화려한 색으로 어지럽게 얽혀 있는 수풀들로 인해 어느 곳 하나 숨 쉴 수 있는 시선의 틈이 없다. 다만 어떠한 반응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수면만이 우리의 시선에 여유를 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특정 장소의 한 부분을 포착해 단순히 형태의 윤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그 안으로 들어가 느끼고 만진 감각을 캔버스에 표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더욱 섬세한 붓질과 과감한 색으로 인해 깊어진 이 작가의 촉각적 향유의 절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발산한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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