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의혹… 전원장 USB압수
여․야의원 압수수색 ‘불공정’차별

양승태 전원장, 대법관 등
헌정사 첫 압수수색 ‘참담’
재판거래 의혹… 전원장 USB압수
여야의원 압수수색 ‘불공정’차별
▲ 검찰이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의 USB(이동식 저장장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정사상 처음 전 대법원장, 전 대법관에 대한 압수수색이란 여러모로 유감천만일 수밖에 없다. “어찌하여 최고위 법관마저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아야 하느냐”는 비감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사법절차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재판거래 의혹’으로 전 대법원장 등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사태를 정상으로 볼 수 있겠는가.

직전 대법원장 등 압수수색 참담장면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경우 자택은 제외되고 차량만 압수수색 하고 전 대법관 3명은 사무실과 거주지가 몽땅 수색됐다.

양 전 원장 시절 상고법원 설립추진 의욕을 펼치는 과정에 이런저런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된 지 오래 됐다. 그러나 법원 자체의 몇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 언론에 보도된바 있었다.

그 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하에 검찰이 어떤 집념을 앞세운 듯 강력수사 자세로 여러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 의해 되풀이 기각되고 말았다.

행여 이에 대한 반발이었을까. 검찰이 검찰 출신 영장 전담판사를 투입하여 기어이 전 대법원장, 전 대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을 수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성격과도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현 김 원장 하의 사법부가 법원, 검찰을 막론하고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등 진보성향 코드화 일색으로 급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9월 13일,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재판거래 의혹의 철저 규명을 말하고 김 대법원장이 “재판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관련수사는 적극 협조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었기에 이번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한편 양 전 원장의 경우 차량 압수수색을 통해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검찰이 변호사 편에 어디에 자료가 있는지 물어보도록 요청하여 양 전 원장이 자택의 서재 책상과 서랍까지 알려주어 USB(이동식 저장장치) 2개를 압수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양 전 원장은 직전 사법부 수장으로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

양 전 원장은 재판거래 의혹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직후 “재판거래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한바 있기에 이번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대해서도 참담한 심정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여야 국회의원 압수수색 불공정 차별

때마침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 관련 고소 고발이 있고 검찰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여야 간 불공정한 차별이 문제시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등 행정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고발되어 검찰이 4일 만에 의원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 하여 관련 자료 등을 몽땅 압수했다. 반면에 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경우 정부가 부동산정책 고심 끝에 마련한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8곳을 공개함으로써 야당으로부터 ‘공무상 기밀유출’ 혐의로 고발됐지만 19일이나 지나서야 압수수색 했으니 심 의원과 차별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심재철 의원은 5선의 국회부의장 경력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관련 자료들을 입수했다”고 해명한바 있다. 그러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가안보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기밀을 다수 유출시킨 반국가 행위”라고 강력 비난했고, 기획재정부도 유사한 수준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등으로 심야 음주행위도 국가기밀이냐”고 반문하며 “전 정부의 특수활동비를 탈탈 털어 무수히 감옥에 보낸 ‘적폐청산’의 정당성이 훼손될까봐 호들갑이냐”고 반박했다.

또 기재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대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문제를 국가기밀이라 주장하며 국정감사 무력화와 정치보복 식으로 다루고 있다고 항변했다. 심 의원은 대정부 질의를 통해 재정정보시스템에 대한 접속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현장 시연해 보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압수수색 남용하다 신적폐 생산 아니냐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자체를 비판할 것은 아니지만 자고 나면 “매일같이 압수수색이냐”는 지적을 잘 더듬어 봐야 한다. 또 야당의원 고발은 4일 만에 압수수색하고 여당의원은 19일 지나 수색한 것이 검찰의 정당한 수사절차인지 답변해야 한다.

올 상반기에 검경의 압수수색 영장이 하루 평균 650건으로 전년보다 20%나 늘었다고 한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만큼 검찰은 열심히 수사 했노라고 자부할는지 모르지만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측면에서 정당성을 자신할 수 있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경제계도 검경의 압수수색에 질려 있는 공포 분위기다. 삼성, 롯데, 한진 등 수많은 그룹의 오너, CEO 등이 검․경 수사 앞에 전전긍긍한지 오래 됐다. 물론 혐의가 있고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적폐청산’의 사명감을 강조하겠지만 행여 신적폐를 양산하고 있지 않는지 냉철한 반성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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