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이 신뢰를 먼저 보여달라"

▲ 리용호 북한 외무상(Ri Yong Ho, Minister for Foreign Affair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 지난 9월 29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UN총회>

'Give & Talk' 용어는 흔히 하나 주고서 하나를 받는 실용노선 주의의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배만섭 발행인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현재의 문재인 정부와 전 세계의 경제제재 속에 있는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 활성화에 '1:1 기브엔테이크'가 아닌 '10:1 기브n테이크'로 형평성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필자만(?)의 고민이 생겼다.

北, "미국이 신뢰를 먼저 보여달라"

북한은 최근 손에 쥐고 있던 '비핵화'라는 빅카드를 수십·수백개로 나눴다.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에 이어 이렇다할만한 비핵화 조치가 전무하다시피 한 가운데, 미국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빅카드가 몇 개뿐만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할만큼 했으니 보상해 달라고 하면서 이제는 미국이 빅카드를 내 놓으라고 들린다. 북한이 말하는 '할만큼 했음'은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검증 못한 비핵화 초기 단계.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연락병인듯 미국과 북한 사이에 눈치만 바라보면서 안달 난 제3자 입장처럼 취급받고 있다. 

최근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9월 29일)을 통해 북한은 자신의 본심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물론 전보다는 미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다소 낮아졌으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북한의 속셈이 묻어난 연설이었다.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했으니 이제는 '미국이 통 큰 신뢰를 먼저 보여달라'는 것.

핵심 포인트는 같은 날 태형철 김일성대 총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GPFK)'에 기조연설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요청.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태형철 총장의 연설문에 한반도 전체 비핵화를 거론했다. 미국의 핵우산을 벗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북한이 이제는 당당히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믿을 수 있을까? '탈리오법칙(lex talionis)' 논리

셈이 복잡해졌다. 아니다. 오히려 북한의 셈은 간편해졌고 우리 남한의 셈이 복잡해졌다. 자칫하다가는 우리가 먼저 핵우산을 벗고 북한의 행동을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

믿고 기다릴 수 있을 까. 리용호 외무상이 밝힌 기조연설처럼 미국이 먼저 신뢰를 보여달라고 하고 있고, 드디어는 '북한 비핵화'가 아닌 우려했던 '한반도 비핵화'로 확산되고 있다. 혹자는 우리가 핵우산을 먼저 벗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신뢰성을 유도해보자는 일부 여론도 있다. 

과거 이야기에 새로운 관계를 열수 없다는 일부 비판적인 시각을 논외로 하고,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불과 8년 전의 일이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북한이다. 차라리 아니라고도 답을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북한은 우리 네와 미국 네가 먼저 신뢰를 보이라는 당당히 요구하고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한편 42년 전, 1976년 8월 18일 오전 11시경에 벌어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八一八─蠻行事件)'은 수십 명의 북한 경비병들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유엔군 병사들에게 도끼를 휘둘려 한국군 장교 1명과 사병 4명, 미군 사병 4명 등 총 9명이 부상당한 무시무시한 사건이다. 이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은 특전사 여단을 출동시켰고, 미군을 설득해 미 본토의 전폭기를 한국으로 이동시켰으며 문제의 미루나무를 과감히 잘라버리고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상책"이라는 하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의미의 '탈리오 법칙(lex talionis)'을 과감히 적용했다. 김일성은 바로 유감을 표명했다.

당당히 나서야 할 우리 네(남한)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정치적 흐름 속에 제대로 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금 누가 더 당당해 보이는 가.

JTBC 썰전에서 하차했던 그 누구의 말처럼 햇볕을 쬐 옷을 먼저 벗게 하자는 논리가 과연 국가 생존의 법칙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입에 짝 달라붙는 편리(?)하고 겉멋드러진(?) 논리인지 되씹어 보고 싶다. 우리가 먼저 옷을 벗게 생겼다. 벌거숭이가 되는 건 아닌지...칼자루 없이 칼이 존재하겠나.

10개 주고 1개만 받아도?, 'Give & Talk' x10 ?

2018년 제3차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김정은 위원장의 입으로 언급되었지만 아직 문서화가 되지 않아 지금까지의 북한과의 구두 약속의 변천사에 의거 여전히 뒤집어 질 수 있는 상황반전의 리스크(위험)도 있다는 점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10개를 북한에 주고 1개를 받는 '기브엔테이크'가 현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햇볕정책의 후속 조치라면 이미 단어에서 주는 좌절감을 우리는 이미 맛본 적이 있다. 

만약에 우리 남한이 받게 되는 '1'이라는 테이크(take)가 '확실한 비핵화'라고 빅(Big) 결정이 된다면, 물론 많은 국민은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이 이러한 비핵화 카드를 여러 단계별로 세분화시킨 전형적인 공산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살라미(salami)'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은 이미 이러한 살라미 전술을 계획한지도 모를 일이다. 준비가 부족한 것은 우리와 미국이다. 북한의 따스한(?) 제스처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벌써 남북정상회담은 3차례나 이루어졌고 추가로 올해 안에 한번 더 남북 정상이 서울에서 모일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목 마르고 있다.

논리상, 급한 놈이 먼저 줘야(give) 된다. 현 상황에서 지금 누가 더 급해 보이는가. 잘 따져봐야 한다. 이 네 눈에는 미국과 우리가 너무 급해 보여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으려는 우매함을 겪지 않지 않으려면 상황 전개를 다르게 감지해야 한다. 

지금 현재! 누가 더 절저히 준비하고 있는가 고심하고 심의해야 할 때다. 생존한 인류의 수천년 된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답이 보일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뭘 가져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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