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어떠한 시련이나 죽음 앞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정신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우리의 선인들처럼 사군자 중 매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희망의 전령사로서 그 가치를 이어온다.

▲ 이동원, '청매 3'. 한지에 수묵담채, 49×24㎝×2ea, 2018.

작가 이동원이 매화의 정신, 혼을 그린 작품을 '탐매'(探梅)란 타이틀로 10월 11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리는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현대미술 대표작가 초대전에 나선다.

작가가 선보인 작품에는 우리를 감싸는 시련처럼 어둑한 안개 같고, 넘을 수 없는 장애물처럼 바위 같기도 한 배경은 어두운 밤하늘을 지켜주는 별빛같기도 하며 적막하고 스산한 겨울, 깊은 산의 중첩된 이미지로 보이기도 한다.

▲ 이동원, '청매4'. 한지에 수묵담채, 23.5×70㎝, 2018.

만개한 매화가 아닌 갓 피어난 희소성 있는 봉오리들은 고결한 숭고미를 보여주며 고난을 이겨낸 불굴의 의지를 격하게 뒤틀린 가지의 기세에 담아 마치 칼 끝 같은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포근함을 잃지 않는다.

▲ 이동원, '홍매 2'. 한지에 수묵담채, 27×75㎝, 2018.

이동원 작가는 "매화는 나의 '문득'의 경지, 가슴과 생각의 언저리에 오랫동안 맴돌며 쌓여 있던 것들이 부지불식간 솟아나는 찰나의 순간을 넓은 도량으로 담아주며 이제 이물비덕(以物比德)으로서의 매화를 넘어 내 이야기의 언어가 됐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매화는 혹한이 지난 겨울의 끝자락, 잔뜩 움츠린 몸과 마음으로 추위가 서둘러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랄 즈음, 죽은 듯 마르고 황량한 가지 끝에 새하얀 꽃봉오리 하나 수줍게 앉아 봄이 옴을 속사이는 것을 드러낸다.

▲ 이동원, '매화희신보2'. 한지에 수묵담채, 17.8×11.7㎝×74, 2018.

마치 손톱보다도 작은 구슬, 그 영롱한 꽃망울은 빛이 되어 작가의 마음을 기쁨과 희망으로 물들이며 시련을 이겨낸 숭고함과 희망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전시는 10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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