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자유경쟁시장에서 생산자가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이도록 만든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중앙에 앉아 어느 재화를 어느 정도 생산할지를 계획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230여 년 전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설명한 대목이다.

▲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마니프 전시에서 작품을 살펴보고 있는 화랑 관계자'.(사진=왕진오 기자)

경제학적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미술품 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고 있는 정황이 파악되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미술전문가로 불리는 평론가들이다.

이는 정부미술은행이 그림 구입 시 반값에 구매하려는 것이 미술품 유통 지원보다는 수량 확보에 치중한다는 따가운 눈길에 대해 정부미술은행 측이 설명 자료를 통해서 알려지게 됐다.

이번 설명은 본지 2018년 10월 11일자 '위작에 반값 강요...정부미술기관의 이상한 작품 구매' 기사와 관련된 해명 자료 성격이다.

자료에 따르면 미술은행은 작품 구입을 위해 매 구입단위별 3단계 심사를 거쳐 구입 작품과 가격을 결정하고, 각 단계별로 평론가, 교수, 큐레이터, 가격전문가 등 다양한 미술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심사에 있어서 미술관의 의견은 개입될 여지가 없으며, 전적으로 3단계 심사의 결과에 따라 작품판매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래가격에 대한 판매자와 가격평가 전문가 간의 견해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작품구입 심시기준의 계량화·규격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부미술은행은 향후 2단계 작품가격평가시 창작지원 취지를 고려해 시중가격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심사위원회 구성 시 더 엄격한 전공 분야 안배 등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작품을 구입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상은 바로 평론가들이다. 이들은 미술담론 등 미술계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술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화랑가에서 일명 '갑질'의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일 정도다.

그들의 역할이 정부미술은행 심의의원, 여러 미술관의 작품 구매 의원, 지자체 미술품 구매 시 자문 역할, 미술품 감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권이 걸린 사안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18 KIAF ART SEOUL이 열린 코엑스 전시장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평론가들의 활동은 우수한 작품과 이를 창작하는 아티스트들의 발전과 함께 올바른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들에게 평론 글이나 서문을 받기위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글값'과 작품까지 제공하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말처럼 그들에게 잘 보여야만 미술관의 작품 구매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수십 억대 공공조형물 선정에 좋은 영향을 받아 어려운 경제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한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작품을 제작하는 아티스트와 이를 유통시키는 화랑이나 아트페어 등의 활동은 그들에게 중요한 사안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많은 행사와 작품 구매, 감정 등 사안이 많은 수록 자신들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영원해 질 수 있다는 논리를 숨기며 화랑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암울한 한국 미술시장의 현실이 아닐까 한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