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림박물관, 멋스럽고 자유분방하며 현대적 미감 담은 '귀얄과 덤벙'展◆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회색이 바탕이 된 녹청색으로 비취색과 흡사하고 투명에 가까운 고려시대 대표적인 도자기인 청자의 멋과 견줄 만 한 조선시대 도자기 중 멋스러우면서도 자유분방하며 가장 현대적인 미감을 담고 있는 귀얄과 덤벙 기법으로 장식된 분청사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호림박물관에 전시된 '분청사기 덤벙문 호'.(사진=왕진오 기자)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은 10월 20일부터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 귀얄과 덤벙'전을 통해 소장품 70여점과 현대작가 9인의 분청작품 50여점을 공개한다.

분청사기는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胎土) 위에 정선된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뒤에 유약(釉藥)을 씌워 환원염(還元焰)에서 구운 조선 초기의 도자기.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이다.

분청사기의 생산지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대량생산을 다양한 계층에서 두루 사용한 그릇이다. 150여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됐지만 분청사기는 관요의 간섭과 격식을 벗어나 지방에서 생산된 이유로 화려한 청자나 매끈한 백자와 다른 새로운 미감(美感)이 가미되어 자유로우면서도 분청만의 독자적인 조형미를 담아낼 수 있었다.

▲ 호림박물관,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_귀얄과 덤벙'전에 공개된 '분청사기 덤벙문 병'.(사진=왕진오 기자)

전시장에 놓인 조선시대 분청사기들은 귀얄이 주는 힘 있는 움직임에 율동감을 느끼고, 회색의 태토위에 흐르는 백토물의 선을 통해 마치 현대회화작품에서 볼 수 있는 미학을 느낄 수 있다.

호림박물관 측은 "다양한 기법의 분청사기 중에서 귀얄과 덤벙 기법이 지니고 있는 미학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다"며 "귀얄로 백토의 흔적을 운동감 있게 나타낸 귀얄기법이나 백토 물에 덤벙 담가 무심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내는 덤벙 기법은 마치 현대 회화를 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 '호림박물관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 귀얄과 덤벙'전에 공개된 '분청사기 덤벙문 대접'.(사진=왕진오 기자)

분청의 분장기법을 발생 순서에 따라 살펴보면, 우선 일정한 무늬를 도장과 같이 만들어 그릇 표면에 찍은 뒤 백토 분장하는 인화기법(印花技法), 무늬를 선이나 면으로 파고 백토를 박아 넣은 상감기법(象嵌技法), 백토분장 뒤에 오목새김의 선 무늬를 나타내는 음각기법(陰刻技法, 일명 彫花技法).

무늬의 배경을 긁어내어 하얗게 무늬만을 남기는 박지기법(剝地技法), 분장한 후에 철사안료(鐵砂顔料)로 그림을 그리는 철화기법(鐵畫技法), 귀얄이라는 시문(施文)도구를 이용해 백토 분장해 나타나는 귀얄기법, 백토 물에 그릇을 덤벙 넣어 분장하는 담금분장기법(일명 덤벙 기법) 등으로 발전한다.

▲ '호림박물관,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 귀얄과 덤벙'전에 설치된 윤광조의 '산중일기'.(사진=왕진오 기자)

한편, 현대작가 윤광조, 노경조, 권대섭, 변승훈, 이강효, 최성재, 정재효, 박성욱, 차규선 등 9인이 전통 분청사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풀어낸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는 2019년 2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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