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은 예식의 배신으로 항복을 강제 권유받아

▲ 지난해 10월 4일, 충남 논산시 대교동 논산천 둔치에서 '황산벌전투' 재현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경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정확히 1,359년 전 오늘인 660년 7월 18일, 이날 백제의 의자왕은 피신했던 웅진성에서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 항복했다.

정확히는 의자왕이 항복한 것이 아니라 웅진성 장군인 예식 장군에게 배신을 당해 항복을 강요당한 것이다. 700년 백제의 역사가 딸의 죽음을 풀고자 슬픈 한을 품은 신라왕 김춘추의 백제를 향한 뜨거운 의지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의자왕은 왜의 지원과 함께 백제 지방군을 중심으로 나당연합군이 머물던 사비성을 포위해 오히려 항복을 받을 수 있었으나, 예식 장군에 의해 배신을 당해 7월 18일 나당연합군에 무릎을 꿇었다. 10만 대군의 신라군 김유신 장군에 대한 계백장군의 5천 명 결사대 항전(황산벌 전투)도 결국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백제 멸망에 이어 고구려도 668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했다. 백제와 고구려 모두 지도부의 내분으로 멸망에 이르렀다. 8년 차이로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큰 축이었던 고구려와 백제는 모두 사라졌다.

고구려와 화친했던 백제는 강국이었지만 궁지에 몰렸던 신라의 적극적인 복수의 의지에 고구려마져 사라졌다. 

"백제 멸망의 원인은 의자왕의 방탕함이 아니다"


by KBS역사추적(의자왕 항복의 충격보고서)

흔히 알려진 의자왕은 술과 삼천궁녀와 함께 탐락을 지속하는 방탕함 때문에 백제가 멸망했다고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는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 이와같이 서술되어 있다. "왕이 궁인과 함께 음황탐락하여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삼국사기에는 "(의자왕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가 있어 사람들이 (그를) 해동의 증자(海東曾子)라고 일컬었다"는 말도 기록돼 있다.

무왕의 뒤를 이른 의자왕은 왕 등극 이후, 신라의 서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40여 개의 성을 빼앗고 경남 합천의 대야성과 경기도 화성의 당성까지 점령한 정복왕이었다.

▲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이궁(離宮) 터로 거론되는 화지산 유적(사적 제425호)에서 초석 건물터 3동이 추가로 확인됐다. 삼국사기에는 의자왕 15년인 655년 '왕궁 남쪽에 망해정(望海亭)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는데, 화지산 유적이 망해정이 있던 곳으로 전한다. <사진=연합뉴스>

의자왕(義慈王) = '의롭고(義) 자애(慈)로운 왕'


660년에 사망한 의자왕(義慈王)을 이름의 뜻으로 풀어본다면 '의롭고 자애로운' 왕이라는 의미다. 의자왕이라는 이름은 그의 사후에 지어졌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그의 행적에 의문이 들 수 있다.

부여 북쪽 소재의 낙화암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수많은 궁인을 묘사한 유일한 책은 삼국유사다. 이후, 조선 초의 김흔(金訢)이라는 문신이 '낙화암(落化巖)'이라는 시를 통해서 "...삼천의 가무 모래에 몸을 맡겨..."라는 시 문구를 통해 처음으로 '삼천'이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그 이후에도 여러 문인들이 백마강 또는 백제 부여군의 낙화암에 관한 문구를 시에 적은 바 있다.

그냥 백제 망국의 혼을 시에 읊으면서 '삼천(三川)의 궁녀'가 전설처럼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삼천궁녀의 낙화암 이야기는 전설일 뿐이고, 추가로 일제강점기 시대의 문인이 백제 멸망의 원인을 왕의 방탕함으로 인식시키려는 식민사관으로 인해 당시 일제는 위의 문구를 근거로 허구의 '삼천궁녀'가 문학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강제 노동 손해배상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법원 판결에 항의 차원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강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마치 과거 일제강점기 시대의 일제의 간교함과 동일하다. 역사 왜곡에 대한 일본의 정부 최고 관리자의 정치적인 논리에 한일 양국의 관계는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한편, 백제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서울시 직속기관으로 개편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의 한성백제박물관 견학을 추천한다. 4D영산관으로 체험하는 황산벌 전투에 관심이 크다면, 논산시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을 한번 방문해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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