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달리고 있지만, 허리에 묶힌 타이어가 된 법과 제도"부재 중인 AI자율주행 컨트롤타워시의성·준비성 부족한 정부 지원정책

BMW 社는 지난 9월, 운전자가 없이도 넘어지지 않으면서도 자율운전이 가능한 연구개발 중인 오토바이 'BMW R 1200 GS' 모델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한 것은 아니지만 도로 상황을 어느 정도까지는 파악이 가능해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위한 보조장치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본격적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장 개화 시기다.  주요 글로벌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은 2020년을 기준으로 상용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예정에 있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까지 더해지면 2020년 이후부터는 시장의 포문이 열리고 몇 년간의 개화 시기를 지나면 본격적인 성숙 단계인 활성화의 길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업체 자율주행 개발, "D"드라이드 모드
-우리나라 정부정책은 'P(파킹)' 모드?

[최정아 기자 @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미국의 구글과 애플은 레벨 5의 완전 자율주행 상용 자동차를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판매 중인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 자율주행 상용화 정도는 레벨2에 해당된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옵션으로 탑재가 가능하다.

중국의 3대 IT 기업 중의 하나인 바이두도 2020년에 자율주행 상용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고, 2021년에는 본격적인 시판형 자율주행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두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알리바바 역시 최근에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타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상용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시기를 맞춰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이미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주행 차량의 10%를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주행 시험장을 베이징, 상하이, 충칭, 우창에 이어 상하이 지구에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는 민관협의체가 잘 구성돼 자율주행차 시장 선도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고 이미 입법화까지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수소전기차량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는 미국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인 '오로라(Aurora)'와 협업으로 2021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를 스마트시티에 상용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25년에는 일반도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현대자동차의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상용차 개발 역시 수소차, 수소전기차 개발과 같이 정부 정책의 선 지원 없이 외로운 개척자 모드의 개발역량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현재 AI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신기술의 개발과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꾸준히 투입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딥러닝 방식으로 영상을 인식하는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체인 '스트라드비전'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최근 자율주행 분야 센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러 복합적인 AI 자율주행 관련 기술 습득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2021년까지 핵심부품 연구개발에 매출 대비 10%로 늘리고, 현재 600여 명의 자율주행 연구 인력도 1천 명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기술은 달리는데, 허리에 묶인 타이어가 된 '법과 제도'"

최근 정부가 내세운 자율주행 관련 정책지원은 언급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빈약하다 할 수 있다. 최근 세종시는 지난 10월 4일 브리핑을 통해 자율주행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121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서 국비는 고작 85억 원이다. 반면에 대구시는 스마트시티와 더불어 자율주행 관련해서 국비 932억 원 규모 사업 선정으로 세종시 스마트시티 지원책에 비해 10배 넘는 규모를 조성했다.

< 자율주행자동차 기술력 순위 >

▲ <자료: 블럼버그(2018.5.7일자). 네비건트 리서치와 UBS 조사에서도 1, 2위를 각각 웨이모와 GM을 선정했다.>

지자체와 민간업체가 협력하는 수준으로 국비가 일부 지원되지만 모두 제각각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AI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유기적인 기술협력은 전무하다 할 수 있다. 정책과 기술의 지원에서 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민관협체의 개발 현황과 진도를 파악하고 방향과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시 필요하다.

주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한 이슈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이, AI 자율주행 개발에 앞서 인가된 스마트 시티 시범도로 및 주행테스트 도로에서는 자율주행 테스트가 가능하지만 상용화에 앞서 일반도로에서는 그 대비책이 전무하다. 하물며 국내 시험주행에서 테스트한 자율주행차는 고작 50대(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자료)에 불과에 그동안 빈약한 자율주행 테스트가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 입증은 또 있다. 경찰청의 도로교통법 개정 추진이다. 경찰청 교통기획과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도로교통법 전부개정을 추진 앞에 있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인제야 개시한다고 밝혔다.

AI 자율주행에 대한 초기의 기술적 선도는 여전히 미국에 있다고 하지만 중국의 추격 또한 매섭다. 특히 중국 ICT 업체들이 선전이 눈에 뛸 정도로 무서운데 거기에 중국 정부의 지원도 강력하다. 이톡뉴스가 지난 8월 기획기사 '[기획-미래시장 개척 ①)]개척자 모드 현대자동차의 외로운 수소개발 상용차, 시장 개화 포문(http://www.economytalk.kr/news/articleView.html?idxno=169415)'에서도 밝혔듯이 중국은 미래 자율주행차 굴기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 미국 자율주행자동차 법제화와 경과 >

▲ <테이블@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자료취합 from IITP>

중국 자율주행차 굴기는 4박자로 표현할 수 있다. ①중국 정부 정책지원+②ICT 기업 대두+③활발한 스타트업체+④높은 국민 신뢰도가 그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AI 자율주행에서 뒷 박자의 정부지원과 컨트롤타워의 부재 등으로 뒤늦은 지원정책으로 허덕이고 있다. 미래 자동차산업 시장에서 우리가 장님이 되지 않으려면, 부단한 지원 노력과 함께 민관협력체의 유기적인 상용화 개발과 서비스 개시를 위해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경제적 미래의 눈' 비전 없이 생존은 없다"
-미래 자동차산업 시장의 경쟁력 제고방안은?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번 3분기에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6%나 폭락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2%를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대비 3.8% 포인트 하락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67.1%, 67.4% 감소했다.

기아자동차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숫자상으로는 영업이익 1173억 원으로 흑자전환을 했다지만 속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3분기 적자가 통상임금 비용의 반영이라는 특수요인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올해 3분기의 흑자 전환은 기저효과인 셈이다. 글로벌 차량 판매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모두 감소한 실적을 보여줬다.

▲ 美 구글의 자율주행차 분야를 담당하는 웨이모(Waymo)가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사진@웨이모>

관심 대상지는 역시 중국 자동차 시장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중국의 승용차 판매는 중국 정부의 자동차 보유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비 5.5%가 감소한 156만 5,000대를 기록했다. SUV와 MPV(multi purpose vehicle, 10인 이하의 승객수송용차) 차량의 판매가 둔화하였고, 대신에 신에너지 자동차의 판매는 급증해 7월에만 전년비 97.1%가 증가해 49만 6,000대를 기록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비해 판매실적이 좋아졌다. 도요타, 닛산, 혼다는 지난해 중국에서 각 129만대, 152만대, 141만대를 판매했다. 도요타는 올해 중국시장 목표 판매량을 140만대로 늘리면서  2억5,800만 달러(한화로 약 2,939억 원)를 투자해 연산 12만대의 전기동력차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2020년까지 중국시장에서 10개의 전기동력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닛산은 동풍과 함께 2022년까지 1조엔(한화 약 11조원)을 투자해, 연산능력 12만대의 8번째 중국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특히 미래 선점을 위한 AI 자율주행·친환경차(전기차) 시장에 글로벌 관련 업체들은 MOU 체결 등 중국 현지 업체들과 함께 개발 협력을 꾸준히 성사시키고 있다.

中자율주행 시장, 글로벌 업체는 협력&다이나믹(D) 모드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2018년 파리 모터쇼 행사를 통해 자사의 최초 전기차 브랜드인 EQ 시리즈 408마력의 첫 순수 전기차량 'EQC'를 선보였다. 본격 생산 시기는 2019년부터다.

아우디는 전기차 SUV인 '아우디 E트론(Audi E-Tron)'를 공식 론칭했다. 이를 시작으로 해 아우디는 2025년까지 12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우디는 IT업체 엔비디아와 손잡고 모델 A8을 선보여 3단계 자율주행 상용차도 선보였다. 

미국 포드社는 오토리브와 우버와 협력해 2021년까지 레벨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BMW는 인텔, 바이두, 모빌아이와 함께 역시 2021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GM은 인수한 크루즈와 리프트와 함께, 볼보는 아마존과 리프트와 함께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영국 재규어는 SUV 전기자동차 I-Pace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총 2만 대의 차량이 웨이모(Waymo)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니오(Nio)는 지난해 12월, 테슬라 모델 X 판매가의 반값의 전기차 SUV인 'ES8'을 출시했다. 판매가격은  448,000 위안으로 한화로는 약 7,322만 원 정도다. ES8 차량은 시속 100km를 4.4초에 주파하고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비슷한 'Nio 파일럿'을 제공하며, '모빌아이 EyeQ4' 기반으로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 23개 센서를 장착했다.

또 다른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인 바이톤은 올해 초에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체인 '오로라(AURORA) 社'와 함께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를 2년 내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로라 업체는 폭스바겐, 현대자동차와도 협력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체다. 이르면 2020년부터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차 판매가 개시될 예정이다. 이미 바이톤사는 레벨3 수준의 전기차 콘셉트카를 라스베이가스 'CES 2018' 행사에서 선보인바 있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체인 '로드스타 AI(Roadstar.ai)' 社는 2020년까지 1,000대 이상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닛산과 지능형 자동차 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동풍자동차는 2022년까지 20종의 신에너지자동차 모델을 출시해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증대할 계획을 밝혔다.

▲ <자료 취합@산업연구원('중국 자동차산업의 혁신전략과 시사점'>

중국 3대 IC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도 2014년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 분야에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지도 서비스 업체인 '가오더(高德)'를 2014년에 인수했고, 2015년에는 상하이자동차와 10억 위안 규모의 스마트 카 펀드를 조성했다. 곧이어 O2O 자동차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6년에는 상치그룹과 스마트기능 관련 기술협력을 통해 커넥티드카 '롱웨이청스(荣威城市)'를 발표했다.

바이두는 2014년 독일 BMW 社와 파트너쉽을 구축해 2017년에 자율주행 플랫폼 프로젝트인 '아폴로'를 발표했다. 이어 2015년에 아우디, 상하이 제너럴모터스,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카라이프(Car Life)'를 공식 발표했다.

텐센트는 2014년에 중국 공영보험사 '인민보험공사(PICC)'와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 더치셀(Royal Dutch Shel)'과 함께 스마트카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2015년에는 미국 포드 社와 스마트카 개발협약을 체결했으며, 폭스콘과도 스마트 전기차 개발을 위한 플랫폼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 3월에는 테슬라의 지분에도 참여했다. 또한 제일기차, 동풍기차, 광조우기차와 중국자동차기술 및 연구센터 등 중 국의 12개 자동차업체와 기술기업들은 6억 위안 을 공동투자해 미래차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합작 법인도 설립했다.

▲ 《TTTech》社는 자율주행 선두업체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선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TTTech>

현대차 합작법인인 '북경기차(一汽)'는 전기차 분야의 현지 협력업체들과 수직·수평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개방형 혁신과 함께 연구개발 결과를 협력업체와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상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가전쇼 'CES 아시아 2017'에서 바이두 社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Baidu MapAuto)' 와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度秘) OS 오토(Duer OS Auto)'의 탑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와 바이두는 지난 2014년부터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삼성그룹도 지난해 9월에 미화 3억 달러, 한화로는 약 3,4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혁신 펀드, Samsung Automotiv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미래 자동차 개발 관련한 협업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 《삼성 자동차 혁신 펀드(SAIF)》의 1차 투자 대상 선택지는 《TTTech》 社로 삼성은 7,500만 유로, 한화로는 약 1천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TTTech》社는 자율주행 선두업체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선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이 공식 발족하기도 했다. 컨소시엄 참여업체는 KATRI를 주축으로 현대자동차, 네이버, SK텔레콤, LG전자 등 국내 기관과 기업 12곳이 참여했다.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을 비롯해 ICT 기업들도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대한 포석을 위한 과감한 개발 투자를 투입하고 있어, 자율주행 시장의 파이는 점점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HS마킷의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시장은 수조 원 규모로 한정되지만 2020년에는 22조 원, 2035년에는 1,348조 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 판매량 또한 2020년 140만 대, 2035년 2,980만 대에서 2050년에는 8,000만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규모의 시장 속에서 우리나라의 정부와 민간 관련 개발업체들은 미래의 AI 자율주행차 시장 공략을 위해 기술규제 타파와 함께 글로벌한 유기적 협력하에 시장 선도와 선점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발 빠른 선도업체가 되기를 한 것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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