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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발뺌하는 중국 ABCP 채권 부도 사태…책임은 ‘누구’?
  • 정보라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 승인 2018.11.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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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한화투자증권 본사 앞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만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았음에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법정공방까지 진행되고 있어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만기까지 ABCP 상황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CERCG와 추가 자구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해당 ABCP의 첫 번째 만기일은 오는 8일로, 만기일에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부도가 확정된다.

앞서 CERCG는 지난 8월 국내 채권단에게 ABCP의 기초자산인 회사채에 대해 오는 2020년까지 기존 이자율대로 이자를 지급하고 2021년부터 5년 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단 일부가 이 자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며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현대차증권과 KB증권, BNK투자증권, KT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 7개 금융사로 구성됐다. ABCP를 매입했던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채권단에서 빠졌다.

채권단은 자구안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로 입은 손실에 대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이 사전에 ABCP 물량을 인수하겠다고 구두 합의했음에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매입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각각 150억 원과 100억 원 규모의 ABCP 거래를 이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현대차증권은 구두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한화투자증권 실무자 심 모씨가 중요 사안을 고지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는 현대차증권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6일 오전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사에 수사관 6명을 보내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대차증권은 “부실 ABCP 발행을 담당했던 한화투자증권 담당자에 대해 회사채 판매 과정에서 중요사항을 알리지 않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난 9월 중순 현대차증권 법무실이 직접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직원 개인에게 고소가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회사는 ABCP 디폴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건은 크레딧물이기 때문에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회사를 유동화한 것으로 증권사 인수관리 규정에도 실사의무가 없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현장 실사 및 주관사 논란도 또 다른 쟁점이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의 ABCP 현장 실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교보증권이 ABCP에 관심 있던 2월에는 현장 실사를 나갔지만 한화투자증권이 주관할 때 중국 현장 실사는 나간 적이 없다”며 “현장 실사는 통상적으로 주관사에서 책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주관사가 유선 접촉뿐만 아니라 현장 실사도 없이 홍콩 에이전시를 통해 사모사채 발행을 추진해 주관사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지 의원의 “ABCP 발행에 법적 책임이 있는 주관사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주관사가 아닌 주선사라는 입장이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ABCP 발행 주관사 여부에 대해 외부 법무법인에게 법률자문을 구해본 결과 주관사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해 주관사가 누구인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ABCP 부도 사태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 5월 8일 금정제십이차라는 SPC(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CERCG가 지급을 보증한 자회사의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채권 1645억5000만 원어치를 국내에서 발행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 ABCP에 안정적 등급인 ‘A2(sf)’를 부여했으며 CERCG는 ‘A’로 평가했다. 이후 현대차증권(500억 원)과 KB증권(200억 원), BNK투자증권(200억 원), 유안타증권(150억 원), 신영증권(100억 원), KTB자산운용(200억 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50억 원) 등 총 9개사가 이 채권에 투자했다.

하지만 채권 발행 사흘 뒤인 5월 11일에 CERCG가 기존 발행한 역외자회사 채권 3억5000만 달러(약 3950억 원)의 만기 상환에 실패했고 5월 28일 CERCG는 2주 간의 지급유예기간에도 상환에 실패해 교차부도가 확정돼 ABCP도 결국 부도처리됐다.

이로 인해 ABCP를 포함한 펀드들도 80%를 손실 처리하며 208억 원을 날렸고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는 4433명에 달했다. 이후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C’로 하향 조정했다. C등급은 ‘적기상환능력이 의문시된다’는 의미로 사전부도로 볼 수 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BCP 부실어음 발행 사태는 현재 금융감독원이 조사 중이지만 나중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하겠다”고 답하며 ABCP 부실발행의혹에 대한 제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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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brj729@economyt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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