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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칼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군사주권 운운은 국민들 자존심 자극하기 위한 선동정부는 자주라는 감성만 중시할 것 아닌 국익 차원의 제반 사항 결정해야
  • 박휘락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 승인 2018.11.05 09:47
  • 댓글 0

[박휘락의 안보백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안보인가, 변화 자체인가?
군사주권 운운은 국민들 자존심 자극하기 위한 선동
정부는 자주라는 감성만 중시할 것 아닌 국익 차원의 제반 사항 결정해야
▲ 김대중 대통령이 당시 신임 라포트(Leon J. LaPorte) 한미연합사령관과 접견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2002년). <사진@국가기록원>

[박휘락 부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2018년 10월 31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 국방장관은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를 개최한 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한국의 입장에서는 환수)에 관한 양국의 합의사항을 발표하였다. 특히 양 장관은 ‘연합방위지침’(Guiding Principles Following the Transition of Wartime Operational Control)이라는 제목의 문서에 합의하였는데, 여기에서는 “현재의 연합군사령부 구조를 지속 유지하기로 하고, 미래 연합군사령부에서는 한국군 4성 장성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4성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도록 한다는 공동의 공약을 재확인하였다.”또한 연합방위지침에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공약의 상징으로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고, “대한민국 국방부는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 발전시키고, 미합중국 국방부는 대한민국의 방위를 위한 보완 및 지속능력을 계속 제공한다.”라는 점에 합의하였다.

우선 이번 합의를 통하여 한미 양국군이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CFC: ROK-US Combined Forces Command)를 존속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글본에서는 “현재의 연합군사령부 구조를 지속 유지”라고 되어 있지만, 영문으로는 “maintain the current CFC structure”라면서 약어 고유명사인 "CFC”를 사용하고 있어서 현 체제를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된다. 그 동안 국방부에서는 현재의 한미연합사를 해체한 후 “미래사령부”라는 한국군 주도의 새로운 형태의 사령부를 창설하는 것을 주장해왔는데, 이번 SCM에서 합의된 내용을 보면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 체제 하에서 사령관을 한국 대장으로 임명하는 정도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동안 일부 인사들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군사주권”을 포기라고 주장해왔다. 그렇다면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 직책을 담당하면 군사주권이 회복되었는가?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 직책을 수행하게 되면 이제부터 우리가 미국의 군사주권을 갖게 되는 것인가? 국민들로서는 납득이 어려울 것인데, 그것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논의가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대한 반성

불편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요구가 지나치게 감정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작전통제(OPCON: Operational Control)는 부여된 임무를 달성하기 위하여 관련된 부대들을 제한적으로 통제하는 권한으로서, 군사주권의 침해가 아니며, 대규모 작전의 경우에는 일상적으로 적용되는 너무나 상식적인 관계이다. 6.25전쟁에서도 참전한 모든 부대들은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자연스럽게 수용하였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우에도 미군 대장이 유럽 최고동맹사령관(SACEUR: Supreme Allied Commander Europe)으로서 예하의 모든 부대들을 작전 통제하도록 되어 있으며, 육군․해군․공군 간의 합동작전이나 대규모 부대간의 작전에는 모든 이 용어를 사용한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양국 대통령-국방장관-합참의장의 지시를 받는 공동의 부하로서 한국과 미국은 50:50의 권한을 공유하고 있지 주권을 양보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군사주권 운운한 것 자체가 국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기 위한 선동이었고, 사실과는 다른 주장이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은 한미연합사령관을 미군에게 담당하도록 선조들이 허용한 것은 자주성을 중시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는 사실이다. 미군의 사령관에게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와 유사시 전쟁승리를 위한 책임을 분명하게 부과함으로써, 그가 본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 및 수용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였다. 한국의 군사력은 우리가 이미 갖고 있으니 유사시에 우리가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만, 미군의 증원전력은 미국으로부터 전개되어야 하는데, 그 속도와 규모는 현지 사령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요청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의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책임을 부여받은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유럽의 국가들이 미군에게 NATO의 최고동맹사령관을 담당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2명의 기업인이 동업을 한다고 하자. 동업을 할 경우 누군가 1명은 대표이사를 맡아야 한다. 나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에게 대표이사를 양보하든가, 교대로 하든가, 내가 전담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다. 내가 대표이사를 맡으면 내 복안대로 회사를 운영해나갈 수는 있지만, 실패에 대한 책임도 내가 부담해야한다. 특히 상대가 나보다 경험이나 자금이 풍부하다고할 경우 그에게 대표이사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회사를 잘 운영하여 발전시키고, 위기가 발생할 경우 풍부한 자금력으로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는 이점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나는 대표이사를 동업자에게 양보하게 될 것인데, 그렇다고 하여 내가 그 동업자에게 나의 권리를 모두 양도한 것은 아니다. 나의 지분은 확실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럽처럼 한미연합사령관을 미군에게 양보한 것이지 자주성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현 상황의 문제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또는 한미연합사 문제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점은 현 정부가 이 사안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양국 국방장관의 공동성명을 봐도 한미 양국은 “조속히” 변화시키고, 그를 위한 준비를 “조기에” 완료하며,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3단계로 추진한 전환 계획 중에서 검증이전평가(Pre-IOC)를 건너뛴 상태에서 2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2019년부터 실시하기로 요구하였고, 이에 미측의 동의를 받아낸 것 같다. 그러나 한미연합사령부가 존재하는 목적은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이 한미연합사의 변화만 신속하게 추구해서는 곤란하다.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하여 20-60개의 핵무기를 개발한 상태(2018년 10월 1일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국회에 보고)이고, 핵무기 폐기의 의지는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그를 위한 결정적 조치는 아직 강구하지 않고 있어 안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다.

특히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유도한다는 의도 하에 비무장지대(DMZ)내의 감시초소(GP)를 제거하고, 10-40km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으며, 해상에도 접적지역으로부터 80-138km에서는 군사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기로 한 상태라서 북한이 나쁜 마음으로 기습공격할 경우 이의 탐지와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까지는 현 한미연합방위체제의 변화에는 신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을 건너는 도중에 말을 갈아타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무조건 “조기” 구현을 강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또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으로 임명될 경우 한미연합사령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냉정하면서도 심층깊은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듯한 점이다. 앞으로 2단계에 걸쳐서 운용능력을 점검하는 것은 사령부의 조직과 업무흐름이 제대로 되는가를 점검하는 것일 뿐 한국군 사령관일 경우에 예상되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한국군이 사령관으로서 미군을 통제한다는 것은 자주적이면서 멋있게 들리지만, 과연 그 예하에 미군부대가 할당될 것인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도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은 전시에 한미연합사령관의 작전통제를 자동적으로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태평양사령관이 허락을 해야 하는데, 한국군 사령관에게는 더욱 어려운 조건이 부과될 것이다. 미군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다른 나라의 장군이 자국군을 지휘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사막의 폭풍작전, 나토 등 다수의 사례를 통하여 외국군 지휘관의 통제를 받아온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 위에는 미군 지휘관이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관이 되더라도 미군의 능력, 가용 부대, 운용에 관한 원칙 등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군부대를 지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한국군 사령관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경우 미군이 그대로 수명할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의 사령관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미군과 협조관계를 가지면서 일부 미군 참모가 편성되는 한국군 중심의 사령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핵미사일(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이 무엇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은 한국군 사령관의 의견보다는 자체 판단을 중시하여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와 핵우산(nuclear umbrella)의 제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군 연합사령관이 공약의 이행을 본국에 적극적으로 요청할 현재에 비해서 확장억제와 핵우산이 제공될 가능성은 훨씬 낮아진다.

더군다나 미군은 한미연합사령관이 아니더라도 미군 중심으로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체제를 구비하고 있다. 첫 번째가 유엔군사령부(UNC: United Nations Command)로서 이것은 유엔을 대표하는 사령부로서 한미연합사령부보다 훨씬 권한이 포괄적이다. 지금은 한미연합사령관인 미군이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고 있으니까 문제가 없지만,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반도에서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이 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미연합사령부의 위상은 낮아질 것이다. 이미 미군이 유엔군사령부를 활성화하기 시작하였듯이 미군은 자국군은 물론이고, 추가로 지원되는 외국군도 유엔군사령부 예하로 편성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군은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과 상관없이 자국군의 판단에 따른 독자적 작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미군은 주한미군사령부, 주일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의 다양한 지휘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적절한 사령부의 명의로 군사작전을 실시할 수 있다.

이번 “연합방위지침”의 한글 발표문에서는 미래 한미연합사령부의 부사령관이 미군 “4성 장군”으로 보임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미군 4성 장군이 한국에 존재하느냐 여부는 미국이 인식하는 한반도의 가치, 그리고 미국의 지원 정도 판단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한국군 4성 장군이기 때문에 그보다 높아야하는 미군이 4성 장군을 보직하고 있지만, 부사령관이 되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고, 실제로 주한미군사령관이나 유엔군사령관은 평소에 하는 일이 많지 않아서 4성 장군으로 유지해야할 당위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연합방위지침”의 한글본과는 달리 영문본에서는 4성에 대한 명시없이 “General” 또는 “Admiral”이라고만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4성 장군을 지칭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장군이나 제독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모호성이 없지 않다.

추가적으로 이번 공동성명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한국은 연합방위를 “주도”(lead)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 발전시키고, 미국은 이를 “보완 및 지속”(bridging and enduring) 능력을 제공하며, 한국은 외부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책임을 확대”(expand its responsibilities)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즉 한국의 방위에 대한 한국군의 책임 증대를 강조하는 사항으로서, 그만큼 미군의 책임이 감소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사시에 미군이 확실하게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며, 결국 선조들이 한미연합사를 구축한 근본적인 전제, 즉 미군에게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한반도 방위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기여하도록 한다는 복안이 상실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군은 동맹국들에게 방위에 대한 책임을 계속 증대시키고자 하고, 동맹국들은 이를 거부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군은 유럽의 NATO 동맹국들에게 최소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국방비를 사용하여 방위에 대한 책임을 증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고, 유럽국가들은 경제발전과 복지를 위하여 미군을 더욱 활용하고자 한다. 한국이 한국방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국내총생산의 4-5% 정도의 국방비는 각오해야할 것인데, 과연 그러한 각오 하에 이러한 방향을 허용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자주성 강화의 측면만을 보고 그러한 것인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안보책임을 실제적으로 구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군의 책임을 감면해줄 경우 우리의 안보태세만 약화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

첫째, 이제 우리 모두 무분별하고 감상적인 자주성 희구의 열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자주성만 강조한다면 동맹이나 외국군이 없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안보도 번영도 추구할 수 없다. 유럽, 일본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강대국과의 동맹은 자주성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강대국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언제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한국은 자주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항구적인 안보와 번영의 보장을 위하여 어떤 체제가 최선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2014년 제46차 SCM에서 합의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의 조건, 즉 ①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②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③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의 3가지 조건이 충족되지도 않았는데, 성급하게 변화를 위한 변화를 추진하는 우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둘째, 지금까지 국방부가 주장해온 것처럼 현재의 한미연합사를 해체한 후 “미래사령부”라는 명칭으로 새로운 구조의 한미연합사를 창설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를 근간으로 하면서 그 속에서 한국군의 자주성을 강화하는 방책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영어본을 보면 미군도 그러한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합리적이다. 현 연합사 체제를 바탕으로 사령관을 한국군으로, 부사령관을 미군으로 바꾸고, 그에 따른 일부 후속조치를 강구하면 되는 것이지, 사령관이 한국군으로 바뀐다고 하여 기존의 연합사 체제를 해체 후 재창설할 필요는 없다.

셋째, 한국군이 줄곧 한미연합사령관 임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미군과 교대로 하는 방안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면 한국군 사령관과 미군사령관이 동등한 권한을 가질 가능성이 높고, 미군의 입장에서도 합리적이라고 판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교체하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한미연합사에 우수한 군인들을 다수 보직함으로써 그들이 한미연합작전계획을 수립하거나 시행할 때 한국의 입장을 잘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한국군의 주도성 및 자주성 향상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상태에서도 한미연합사 참모장을 한국군으로 보임하면서 한미연합사의 일상적 운영에 관해서는 한국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할 수도 있고, 데프콘-3에 전환하게 되어 있는 부대 중에서 핵심적인 예비부대나 기타 필요한 부대는 제외할 수도 있으며, 데프콘-3가 아닌 데프콘-2에 한국군 부대들의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도록 시기를 늦추는 것도 한국군의 독자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책일 수 있다.

넷째, 한미동맹의 전반적인 상호신뢰 향상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유사시 한국에 대하여 확장억제 및 핵우산을 제공하도록 약속하고 있지만, 그 약속의 실제 이행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이 당시 상황에 따라서 판단하는 사항이고, 따라서 그 이행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이 형제처럼 신뢰하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제도적으로 미군이 지원해야만 하도록 구속해둔다고 해도 미군이 거부하면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한국군과 미군은 현재 한미연합사령부를 중심으로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다소 이견이 존재하는 것이 비춰지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할 것이고, 그러할 때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이 임명되더라도 미군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나가며

일본은 2015년 “미일방위협력지침”을 체결하여 “동맹조정메커니즘”(Alliance Coordination Mechanism)을 구성하였다. 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군대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항들을 긴밀하게 조정하기 위한 상설조직으로서, 한미동맹 간에 한미연합사령부가 수행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만큼 안보상황이 불안하고, 미일 양국군 간의 협력과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전쟁 또는 이에 준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일 양국군은 즉각 미일연합사령부를 창설할 가능성도 높다. 현재의 안보상황이 불안하다고 판단하여 일본은 없던 연합조직을 창설하고 있는데, 우리는 잘 기능하고 있는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불안한 조직으로 바꾼다는 것은 맞지 않다.

인조 때 청나라가 쳐들어와서 속수무책이 되자 주화파(主和派)이 최명길이 항복문서를 작성해야했고, 이를 본 주전파(主戰派)의 김상헌은 그것을 찢으면서 화를 내었다. 그러자 최명길은 "항복문서를 쓰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찢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라면서 이를 수용하였다. 한국에는 동맹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고, 자주를 강조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상반된 주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debate)을 전개하는 것이다. 특히 군사도 전문적인 지식이 많다는 점에서 군사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초청하여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자주라는 감성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후 국익 차원에서 신중하게 제반 사항을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 대한민국은 어느 정권이나 일부 국민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국제정치학 박휘락 교수
필자 박희락(朴輝洛) 교수는 현재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21세기 군사연구소 부소장한국군사학회 상임이사,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정책자문위원으로 역임하고 있다.
대구상업고등학교 졸업, 육군사관학교 국제관계 학사(34기)를 졸업하고 육군 대령으로서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 석사, 미국국방대학교 대학원 국방안보 석사,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국제정치 박사를 마쳤다.
최근 주요 저서로 '북핵위협시대 국방의 조건(2014)', '북핵 위협과 안보(2016년)'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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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econotalk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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