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기술의 저항력 vs 미래 기술의 가속력
"'미래'의 기술이 '현재'의 규제와 싸우고 있다"

국가가 선택하는 논리는 시대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어떠한 논리도 시대 상황에 따라 해석의 판단의 의미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 미국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시즌6 중의 한 장면. <사진갈무리@넷플릭스(Netflix)>

[배만섭 발행인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흥선대원군은 세계문물의 거대한 물결이었던 개항을 반대했다. 나라의 자존심을 지켰을지는 모르지만 서양문물의 기술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를 읽지 못한 것이다. 나라가 강하지 못해 서양의 개항 압박을 이길 수 없어 여러 불평등 개항일 수 밖에 없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 불평등의 개항을 극복하게 되면 막강한 기술력을 습득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순조로운 개항을 선택했다. 그들은 시대흐름을 잘 파악했다고 현재 입장에서 과거 역사를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중국 청나라 건륭제는 영국의 무역 사절단 대표에서 "청나라에는 없는 것이 없으니, 너희 오랑캐와 무역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하고 빗장을 걸어 잠갔다. 중국은 이내 영국에 의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역사의 이야기는 결과론적인 해석이지만 단순히 치부만 할 것은 아니다.

"뜨는 기업이 그 나라를 대표한다"
-美 구글·아마존·우버·유튜브·넷플릭스·페이스북, 中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132년의 역사를 누려왔던 미국 백화점 시어즈(Sears)는 올해 파산신청으로 몰락했고, 1994년에 탄생한 아마존은 올해 9월에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어즈가 있었고 이제 아마존 시대가 온 것이 아니라 시어즈가 있었다가 아마존에 의해 시어즈가 무너졌다.

▲ 아마존닷컴 프런트페이지에 태극기와 함께 홍보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 갈무리@아마존닷컴 홈페이지>

시어즈 백화점은 한대 미국 전역에 3,500여 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했던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의 대가였으나, ICT의 시대 흐름에 시어즈 백화점은 기술을 따라가지 못했고 이내 그 모습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생겼다.

온라인 유통 공룡인 아마존(Amazon)은 어떻게 지금과 같이 애플에 이어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가 되었을까. 

일개의 인터넷서점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발전한 아마존 유통업체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시장 포섭 이외에도 애플 제조업체까지도 위협하게 될 정도로 거대해졌다. 말이 유통 공룡이지 아마존은 뼈를 깎는 유통의 기술혁신을 계속 보여줬다. 아마존 성공에는 여러 해석과 평가가 업계나 학계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뜨는 신생 ICT 기업들은 아마존 말고도 여러 개가 있다. 우버(Uber)는 2009년 창업했고, 구글(Google)은 1998년, 알리바바(Alibaba)는 1993년, 바이두(Baidu)는 2000년, 텐센트는 1998년, 페이스북(facebook)은 2004년에, 에어비앤비(Airbnb)는 2008년, 유튜브(Youtube)는 구글社가 2005년에 개설했다.

ICT를 사용한 온라인 플랫폼의 예견된 승리

플랫폼이 중요한 것은 공유경제 플랫폼의 성공부터 언급할 수 있다.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가 창출한 공유경제 플랫폼은 위워크(wework)나 에어비앤비 서비스처럼 이미 전 세계 경제에 공유개념을 심어주었다. 이를 비지니스 측면과 각종 공동 커뮤니티로 적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아마존의 승리의 비결은 ICT 기술로 유통의 혁신에서 부터 시작해 플랫폼의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기술 혁신은 마치 신세계의 우주로 솟구치는 희망 로켓의 거대한 힘을 발휘했다.

IT기술의 융·통합으로 아마존은 이제 유통업을 벗어나 다른 영역에서도 자사의 혁신기술을 이용해 다른 시장을 연결해 글로벌시장 네트워크를 장악해 가고 있다.

MP3 기술의 원천은 사실 우리나라 업체가 가지고 있었다. '디지털 캐스트'라는 벤처社가 최초 개발했으나 국내는 특허권 미납으로 소멸되고 해외 특허권은 회사 운영의 어려움으로 미국의 특허 괴물로 소문난 'Texas MP3 Technologies'로 넘어 갔다. MP3의 기술로 탄생한 애플社의 아이팟은 새로운 문화를 도출했고 세계적인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MP3 기술을 글로벌 상품성으로 키워냈다.

ICT 기술을 내세우는 기업들 대신에 타 국가의 글로벌 업체가 성공하게 된 이유의 토대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규제타파 미비(未備)'에 있다. 이는 IT분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무역기술장벽(TBT)'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무역 기술규제가 많은 나라로 선정됐다.

▲ <사진 갈무리@에어비앤비 홈페이지(한국)>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뜨고 있는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 분야도 그동안 기술규제로 인해 장벽이 있었다. 이로인해 핀테크 산업은 절름발이 신세가 되어 현재 핀테크 강국은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핀테크 시장 규모 2위 수준으로 중국은 이미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완화와 함께 시장진입 제한을 풀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뜬 기업들이 현재의 중국 3대 ICT 기업인 BAT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그러하다.

우리나라는 금융과 관련해 사전규제가 심해 핀테크 산업의 경우, 핀테크 도입률은 고작 31%로 순위가 세계 12위(언스트앤영 2017년 보고서)로 매우 뒤처져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최초의 심장 진단기기도 우리나라 업체인 스카이랩스(Sky Labs)가 개발해 세계시장에 판매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가 현행법상 불법이기에 정작 국내 판매는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터로조社와 포스텍대학교가 당뇨병 환자를 위해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헬스케어 콘택트렌즈' 제품 역시 의사의 처방 없는 약물투입은 불법이기에 국내 판매가 불가능하다. 

▲ 상용화를 목전에 둔 바이두의 자율 주행 버스 '아보어룽(阿波龍)'. <사진@바이두(Baidu)>

우리나라는 강력한 ICT 산업 플랫폼은 도대체 얼마나 구축되어 있는 것일까. 정부의 지원 유무를 논외로 하고, 기술개발을 하는 벤처업체들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제품개발에 몰두를 하고 마침내 큰 성과를 이루어내지만 정작 유통 플랫폼 안에서 장착하지 못해 시장으로 진출을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기술이 '현재'의 규제와 싸우고 있다
-시장진입은 어렵고, 기존 시장 저항력은 높고

우리나라는 기업과 기술규제도 많지만 기존 시장의 저항력 또한 적지 않다. 기존 시장을 장악한 입장에서는 생존권이라는 당연한(?) 카드를 들고 새로운 기술의 변화 습득을 용인하지 않아 급기야는 사회적인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연합해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승차공유) 시장진입을 거부하기 위해 생존권 카드를 들고 자가용 불법 유상 운송행위 근절을 외쳤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개발에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신생 ICT 기업들도 치열한 시장공략으로 서로 대치 중이다. 이는 미래 자동차 산업 선점을 위한 것으로 향후 자동차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미래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현재 기술의 저항력과 미래 기술이 가속력이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생의 길을 열려있다.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과 더불어 국회는 소통의 의지로 다가오는 미래 시대를 맞이하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과도한 시장 개입이 아니라 시장이 시장다워 질 수 있도록 시대를 따라가는 앞선 제도와 정책을 논의하고 구사해야 한다.

'기술습득'없이 '강제 소득 증진'은 ''

기술타파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신기술로 탄생한 상용화 제품의 세계 시장 진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매우 부족한 나라로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미래 교육과 함께 꾸준히 기술개발이 이어져야 한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제품들이 정부의 답답한 정책과 지원의 부족으로 제때에 세계 시장 진출을 못하고 있으면 미래 한국은 한 치앞에 가름할 수 없는 어두운 길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쟁과 정부의 뒷북으로 인해 기업 지원제도는 미비하고 시의성을 놓치기도 하고, 기술은 제도에 의해 발목 잡혀 심하면 답보상태에 까지도 이르고 있다. 투철한 국가비전은 사회적인 논리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습득하고 개발되는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공유의 힘으로 추진력을 가진 기술력에서 비전은 탄생한다고 본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1일, 국회에서 2019년 시정연설으르 하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갈무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여전히 '소득주도 성장'을 강행하겠다고 재공표했다. 현재의 경제의 심각성을 애써 무시한 채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멋진(?) 논리로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이 시점에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Paul Romer) 뉴욕대학교 교수의 연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내생적 성장 이론(Endogenous Growth)' 연구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술의 진보와 지식의 축적'이라고 주장했다. 즉, 소득을 강제로 늘린다고 해서 늘려지는 것이 아니고 기술습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그는 법으로 소득을 높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시급한 기술 규제 타파와 함께 제도적 지원책 강화, 컨트롤타워 설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제고의 국민인식 수용 역량 교육의 필요성이다. 최근 중국 국민은 기술 수용 인식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자율주행차에 대한 중국인의 신뢰도가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36%가 더 높아진 74%로 급등해 국민 선호도가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54%로 절반 이상이 자율주행차 안전에 대한 매우 회의적인 신뢰성을 보여주고 있다. 50%가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 일본과 벨기에 뿐으로 조사됐다.

공정경제보다 '공유경제'로, 규제타파 필수

정부의 방향 제시는 미래지향적이어야 되고 이는 국민의 편익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그에 따른 효과적인 인식제고 교육을 통해 우리는 미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국민 인식(시민인식)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정부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바를 무엇인지 국민의 눈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에 따른 제도적 지원과 비전제시가 뒤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청와대나 여당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제왕적인 과거정치의 형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없다.

규제타파(규제혁신)야 말로 우리나라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임을 인지하고 당정민이 함께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진정성 있는 협치의 시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정책을 수정하거나 바꾸는 것은 지는(lose) 것이 아니고 이기는 것이다. 그것은 제왕적 힘이 누리는 용기보다 더 큰 빅(big) 용기(勇氣)다.

기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신상품을 상용화시키고 많이 팔고, 많이 벌어, 또 다른 투자를 지속해 또 다른 히트 상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돈을 버는 기업이 춤을 추면 근로자도 춤을 출 수 있고 정부도 세금확보로 춤을 출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꿈꾸는 사람과 꿈을 만드는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국회가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지 국민이 무엇을 인지해야 하는지 우리 모두 각자가 행하여야 할 일이 눈에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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