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전시 공간을 구성한 작가 허산(38)의 개인전 '일상의 특이점들'이 사운즈 한남에 위치한 가나아트 한남에서 11월 8일부터 막을 올린다.

▲ '가나아트 한남, 허산 전시 전경'.(사진=가나아트)

작가는 건축 공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작업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상황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에는 2018년부터 시작한 테이프 작업을 비롯한 신작들과 최초로 공개되는 화분 시리즈 그리고 한국의 고려청자를 사용한 '부숴진 기둥'을 선보인다.

가나아트 한남 공간 전체는 작가가 꾸며낸 무대와 같으며, 실재인 듯 허구적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작품들이 배치됐다. 작품들은 일상 속에 존재하는 익숙한 물건들로, 우리 주변에 늘 함께하지만 전시장에 놓여지게 된 후 작품인지, 일상품인지 그 의미의 경계를 허물어트린다.

관람객들은 연출된 공간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의도적으로 꾸면진 상황임을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익숙한 일상품의 낯선 배치와 부서진 기둥이 '파손된 실재하는 균열'임을 인식하면 긴장감을 느낀다.

▲ 허산, 'Tree no.9'. Bronze, 29.5 x 19 x 43cm, 2018.(사진=가나아트)

허산은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에 맞춰 조각을 구성한다. 작가에 의해, 혹은 작품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은 매번 다르며 같은 작품이라도 공간에 따라 다양한 의미 전달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미술사학자 로잘린 드크라우스(Rosalind Krauss, 77)가 현대조각의 특성으로 제시한‘시공간의 단일성 파괴’ 뿐 아니라, ‘우연성’ 또한 나타난다.

어느 장소에 귀속 되더라도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여타의 조각과는 달리, 공간에 따라 작품의 맥락이 다양하게 변화되는 그의 작품은 시공간의 단일성을 파괴한다. 동시에 이렇게 구축된 공간은 전시가 끝나면 철거되는 일시적인 공간으로서,우연적이며 허구적인 공간인 것이다.

▲ '가나아트 한남, 허산 전시 전경'.(사진=가나아트)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공간을 설계하고, 변형시킨다. 전시명 '일상의 특이점들(Singularities in daily life)'은 이러한 허산 작업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여기서 ‘특이점’은 무한대로 증폭하는,다시 말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허산 작가는 "작업이 평범한 공간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예술적 공간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특이점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시는 12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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