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엘리엇. (사진=연합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 흔들기에 나섰다. 주주들에게 초과 자본금을 환원하고 자사주매입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13일(현직시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이하 '현대자동차그룹') 이사진에게 서신을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서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이며 현대자동차는 8조 원에서 10조 원, 현대모비스는 4조 원에서 6조 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주환원의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되며 현금흐름에 대한 일관되지 못한 보고 방식으로 인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실제 현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이 같은 내용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인 콘웨이 맥켄지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본구조를 독립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라며 "이를 현대자동차그룹의 이사진 및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개편안이 철회되고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구조에 대한 개편을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 협업할 것 △주주들에게 초과자본금 환원 △자사주매입 방안 우선적으로 검토 △모든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를 실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포기했다. 지난 8월에는 엘리엇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현대차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으나 현대차그룹은 법적인 제약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엘리엇의 요구가 새로운 내용은 아니며 현대차그룹의 주가 하락으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 측은 지난 4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개 사 보통주 10억 달러(1조 500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서신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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