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중징계를 받아 거래가 정지됐다. 이로 인한 투자 심리 악화로 제약·바이오업종뿐만 아니라 증시 자체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향후 증시가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 위반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당분간 주식 거래 정지,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 원,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증선위의 결론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으며 삼성바이오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삼성바이오는 시가총액 20조 원 이상으로 상위종목에 포함돼 있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업종을 포함한 시장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바이오의 거래 정지 명령은 국내 증시 투자 심리를 극도로 냉각시킬 여지가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거래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신은 자칫 국내 증시 전체를 비관하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로 갈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를 넘어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들에게 있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규제 리스크라는 새로운 디스카운트 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바이오의 문제일 뿐 종목 전체에 끼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도 “2009년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한 후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를 거친 사례는 없다”며 “거래소가 기업 계속성이나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해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연구원은 “다른 케이스들과 비교 시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상장폐지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거래 재개 시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어 그럴 경우 주주들의 투자손실도 줄어들게 된다”고 평가했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5조 원대 사상 최대 규모 분식회계 때도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심사의 관건은 거래 정지 기간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의 거래 정지는 삼성바이오만의 문제이므로 이것을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로 확대 해석해 섹터 내 주가가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고 섹터 전체에 미칠 영향도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오히려 이번 증선위 결정은 제약·바이오 섹터 및 삼성바이오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이슈는 단기적으로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순 있으나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다”라며 “2019년 상반기 주요 바이오 업체의 임상 결과발표가 예정돼 있어 종목별 주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한국 증시가 삼성바이오의 거래 정지 첫날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15일 한국 증시는 오전장에서 큰 변동성을 보이다 오후장에 들어서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며 코스피(0.96%)와 코스닥(1.46%) 모두 상승 마감했다.

제약·바이오업종도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전날 대비 1.83% 올랐으며 코스닥 제약지수도 0.64% 상승했다.

한편 이번 증선위의 결론으로 삼성바이오의 소액주주들이 대규모 민사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준비하는 법무법인 한결 측은 “270여 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위임을 받은 상태로 소장 접수를 준비 중"이라며 "추가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접수를 받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가세로 삼성바이오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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