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로 명성을 이어온 미스터피자가 상장 9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프렌차이즈 본사 오너 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며 이제는 퇴출을 넘어서 생존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3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까지로 예정된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MP그룹은 2009년 8월 우회 상장한 이후 9년 만에 퇴출된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1호점을 연 후 전국에 가맹점을 확장해 2000년대 후반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서며 토종 피자 프렌차이즈로서의 위상을 이어왔다.

이후 커피 전문점 마노핀, 이탈리안 레스토랑 제시카 키친 등 사업 다각화를 이루며 사세를 키워왔다.

하지만 2014년부터 성장세가 1위 자리를 내줬고 2016년 가맹점 상대 보복 출점과 친인척 부당 지원 등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2016년 최대주주인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정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150억 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다.

MP그룹 역시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되고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MP그룹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갑질이 알려진 후 불매운동이 확산돼 실적은 악화돼 올 9월말 기준 10억 원 이상의 순손실을 냈다.

2015년 33억 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6년(-21억 원), 2017년(-111억 원)에 이어 4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MP그룹 측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 상장사의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MP그룹이 마지막 기회인 코스탁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를 막지 못할 경우 MP그룹은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간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되는 기업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최종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7거래일간의 매매 기간을 주는 제도로 정리매매에 들어간 주식은 30분 단위로 단일가매매 방식을 적용해 거래하며 가격제한폭도 두지 않는다.

문제는 증시에서 퇴출되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신규 사업 등에 투자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최근 몇 년간 가속화되고 있는 가맹점주 이탈도 확산 가능성이 높아 이제는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는 말에 힘이 실릴 정도다.

공정거래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매장 수는 2015년 411개, 2016년 367개, 2017년 311개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MP그룹 사태로 인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너 갑질 문제 등이 MP그룹의 상폐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직상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 매출과 이익이 가맹점을 기반으로 나온 것이어서 증시상장 시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 직상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MP그룹의 경우 우회상장을 통해서 증시에 데뷔한 반면 제니시스BBQ는 상장하려다 고베를 마시기도 했다.

국내점포 수 2000호 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커피프렌차이즈 이디야 역시 올해 상장을 시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대우와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인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도 증시 데뷔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권원강 회장의 6촌인 권순철 전 상무의 직원 폭행 갑질이 드러나면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갑질파문의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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