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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이코노미톡뉴스] 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평균 금리가 올라 4년 만에 5%를 넘겼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진 만큼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02%로 지난달 4.87%에서 0.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이 대출 평균금리를 5%대로 인상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과 비교해 KB국민은행도 0.11%포인트 오른 3.99%로 집계됐으며 NH농협은행은 0.07%포인트 상승한 3.97%, 우리은행은 0.04%포인트 인상된 3.73%로 나타났다. 신한은행만 0.05%포인트 내린 4.08%였다. 보통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오른다.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미국의 꾸준한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차 확대,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의 압박으로 지난 10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은의 자료에서도 대부분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한은이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수신금리를 비롯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까지 줄줄이 상승해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추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갈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2조3000억 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2금융권은 1금융권보다 금리가 더 높아 향후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신용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1514조4000억 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22조 원 늘어나며 소득보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도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은 늘고 있어 부채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년동기대비 8.8% 증가했으며 저축은행의 대출금 규모도 3분기 말 기준 11.9%(6조1069억 원) 늘었다.

문제는 저축은행 대출에서는 부동산 관련 대출과 가계대출 부문의 연체율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카드론, 대부사업자 등이 포함된 고금리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7.2%나 늘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대출금리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몇 차례 더 인상한다면 그때는 대출 부담이 가중돼 한계차주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변동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금리 상승기에 경기 하강기까지 더해져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가중돼 대출 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은 기준금리의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10∼0.30%포인트 인상했으며 지난달 조건에 따라 최고 연 6.0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우리여행적금’도 출시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0∼0.30%포인트 올렸으며 신한은행도 ‘신한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의 기본금리를 기존 연 3.00%에서 연 3.10%로 0.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KEB하나은행도 오는 6일부터 수신금리를 0.10∼0.30%포인트 인상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1일부터 ‘1코노미스마트적금’의 기본이율을 연 1.90%에서 연 2.15%로 올려 우대이율까지 최고 2.75%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 달 후 코픽스에 적용되는 만큼 대출금리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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