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연말인사 시즌이 다가오자 증권가는 발 빠르게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신년 사업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점 통폐합으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투자은행(IB), 부동산신탁 분야에 군침을 흘리며 신사업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어 경기 위축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수는 998개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 지점수가 1000개 아래로 떨어진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지점수는 2010년 말 1790개를 기록한 이후 8년 사이 절반가량이 줄었다.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증권사 임직원 수도 축소되고 있다. 2011년 말 4만4055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3만6220명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감원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해 탄생한 KB증권은 이달에만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울산시 전하·화봉동 등 3곳이 지점을 없애고 인근 점포와 통합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부터 증권사 통합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어 그 규모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만 43세(1975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월 급여의 27~31개월분까지 연령에 따라 지급하고 생활지원금과 전직 지원금을 합해 3000만 원을 주는 조건이다.

비대면에 점포 축소…감원 바람 거세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달부터 노사 간 임금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통폐합을 통해 30%정도의 지점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19개 점포를 통폐합했고 같은 기간 임직원 수도 4677명에서 4545명으로 130여 명을 줄인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 측은 지난달 “회사가 점포 30% 감축 계획을 밝혔다”며 감원 반대 셩명을 내기도 했다.

물론 이들 증권사는 합병으로 인해 몸집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성이 저조한 것이 감축의 단초가 됐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모바일거래시스템(MST)의 대대적인 보급과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증권가의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올 10월 주가폭락을 경험하면서 하반기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인력다이어트에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증권사들은 최근 투자은행(IB)을 비롯해 부동산신탁 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경쟁사간 핵심 인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비일비재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경기침체를 대비해 신사업을 통한 수익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올 상반기 22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화제가 됐던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차장)이 지난달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 팀장은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 설계로 한투증권에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안겨준 장본인이다.

김 팀장을 비롯해 직속상관이었던 김성락 전 한투증권 투자금융본부장(전무), 같은 부서 소속 직원 2명도 함께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영입을 위해 접촉을 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입사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IB 인력 확보에 업계 동분서주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증권업계가 IB 관련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그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교보증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당하던 팀원 3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등 올해만 IB 분야 경력직 25명을 새로 뽑았다.

하나금융투자 부동산금융본부는 우리은행에서 대체투자 전문가를 영입하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4976억 원의 증자를 감행해 자본금 3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이에 초대형 IB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IPO(기업공개) 담당을 비롯해 IB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IB 인력 채용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워낙 이직이 많아서 인력 이동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유독 IB 인력 충원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건 경기 침체 선재대응 등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보다는 증권사들의 신규 사업 확대정도로 판단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중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까지 진출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여 향후 지각변동까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신한금투,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투가 나란히 3조 원대 자기자본을 맞추면서 종합금융투자 사업을 넘어 초대형 IB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향후 목표로한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달성한 이후 대규모 증자를 한 번만 더 실행할 경우 업체 순위변동도 예고된다.

더욱이 아직 초대형 IB중에서도 단기 금융업 승인을 받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란 점이 중대형사들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단기금융업 승인을 받은 곳은 한투증권과 NH투증 단 두 곳, KB증권의 경우 이르면 이번 달 금융당국의 제재 심의 이후 2019년 상반기 인가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자본요건을 충족했지만 대내외 변수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받고 있고 삼성증권은 배당금 주문실수 이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업무 일부 정지 징계를 받아 신사업 진출이 좌절됐다. 업무정지 재개가 끝난 날부터 2년간 신사업 진출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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