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가 풀리자마자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으로 감리에 착수했다. 삼성바이오는 거래재개 당일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판단에 상승했지만 셀트리온 삼총사는 감리 소식에 직격탄을 맞아 급락했다. 연이은 악재로 바이오주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어 바이오 업종 전체가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거래가 재개된 지난 11일 급등세를 보이며 17.79%(5만9500원) 오른 39만4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섰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금감원 회계 감리 소식에 12.04%(9800원) 급락한 7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회사인 셀트리온도 10.02%(2만4500원) 떨어진 22만 원으로 내려앉았으며 셀트리온제약도 7.92%(5000원) 하락한 5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루 만에 셀트리온 3개사의 시총은 약 4조6000억 원이 사라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모회사인 셀트리온에 바이오시밀러 국내 판매권을 되판 금액 218억 원을 매출로 회계 처리한 것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형자산인 판권을 매출로 처리해 영업 손실을 적게 보이려는 고의 분식회계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채권이 최근 2년 동안 7배 가까이 급증해 회계상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매출채권 회수 기간도 6개월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어 현금 흐름은 오히려 나빠졌다며 가상 매출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의혹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국내 거래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보단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판권을 셀트리온에 매각한 것”이라며 “국내 판매권 양도와 관련해 자사는 자사가 보유한 전 세계 독점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 처리”라고 반박했다.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시장 시총 1위 상장사로 ‘바이오 대형주’로 통해 업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 바이오업계는 삼성바이오에 이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슈로 두 업체의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 이슈는 당분간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악화 및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대부분 지난 11일 주가 하락 분에 반영됐다”고 봤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헬스케어 산업 육성 의지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된 삼성바이오 거래재개 등 제약·바이오 관련 긍정적 이슈가 계속되고 있어 업종 투자심리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개별 종목별 독립된 움직임보다 업종의 투자심리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제약·바이오 섹터의 주가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락 출발했으나 0.13%(500원) 오른 39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 삼총사도 동반 상승했다. 셀트리온은 2.95%(6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4.33%(3100원), 셀트리온제약 3.10%(1800원)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폭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풀이다. 하지만 전 거래일의 하락 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