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기업공개(IPO) 시장이 조 단위 규모 없이 공모금액도 급감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증시 불안과 미·중 무역 전쟁, 회계감리 이슈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뤘기 때문이다. 올해 초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IPO 시장이 활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상장 기업 수는 81개로 이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누적 IPO 공모금액은 총 2조6198억 원으로 지난해 7조9761억 원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2014년 이후 공모금액은 꾸준히 4조 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에스엔케이(SNK),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빅딜이 연이어 좌절됐다. 이에 5년 만에 최저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남은 거래가 모두 성사되면 3조 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점쳤다. 하지만 올해 유일하게 1조 원 이상의 규모로 예상되던 일본 게임업체 SNK도 지난 7일 주식 공모를 철회하며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이로써 올해 IPO 시장은 3년 만에 조 단위 거래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2조2496억 원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넷마블 2조6617억 원, 아이엔지생명 1조1055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조88억 원이 있었다.

주간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14일 현재까지 IPO 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가 12건 4857억 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신증권 13건 4162억 원, 한국투자증권은 11건 2668억 원, KB증권 6건 2614억 원, 신한금융투자 4건 2407억 원, NH투자증권 6건 2170억 원, 삼성증권 4건 1449억 원, 하나금융투자 7건 971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IPO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한 건 침체된 증시와 함께 거래소의 심사 미승인, 회계감리 이슈,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 전쟁 등 여러 대내외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기업들은 수요 예측 부진으로 줄줄이 자진 철회를 선택하기도 했다.

SNK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 예측의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으며 CJCGV베트남홀딩스도 마찬가지였다. 드림텍, 프라코, 아시아신탁, 에이치디씨아이디서비스 등도 수요 예측 단계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 9월 상장을 취소하고 다음 해를 기약했다.

한편 올해 IPO 시장은 불황이었으나 내년에는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지어 예고돼 있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호반건설, 홈플러스 리츠, 바디프랜드, 에이치라인해운, 두산공작기계 등 빅딜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IPO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현대오일뱅크는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로 일정이 지연되며 다음 해로 상장이 미뤄졌다.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공모금액은 1조∼2조 원 상당으로 예상되며 다른 기업들도 공모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상장을 철회했던 카카오게임즈와 지난 11일 상장 재추진을 결의한 교보생명까지 IPO를 추진한다면 다음 해 공모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랜드리테일, 교보생명, 에이치라인해운 등 대형 IPO 딜과 올해 무산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대어급 IPO 딜(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바디프랜드 등)이 2019년에 진행될 예정”이라며 “지피클럽, 엘앤피코스메틱 등 대형 화장품 회사들도 사드 해빙 분위기 속에서 2019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엔 올해 부진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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