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4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증권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 자체가 저조하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비중의 40%를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향후 증시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평균 62조8000억 원, 13조5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20%가량 하회할 것으로 봤다. 목표주가도 평균 5만30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과 디스플레이 성장세 정체 등 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지난해부터 호황을 보이며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 미·중 무역 전쟁 우려, 경기 불황 등이 겹치며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우려에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18일 0.64%(250원) 하락한 3만89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이날 3만83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업황, 실적 둔화 우려를 상당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사 재고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고 반도체 출하량 역성장이 지속돼 업황 안정이 나타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1.77%(1100원) 떨어진 6만1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월별 실적 둔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수요 부진으로 공급사의 DRAM 및 NAND 재고 수준이 늘어나 실적 저점은 2019년 2분기에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업종의 부진을 전망하는 리포트를 연일 내놓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며 반도체주 주가도 성장세를 멈췄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공백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인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과 세트 업체들이 저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고 축소에 나서고 있어 주문량의 급격한 감소로 수요 공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반도체로 올해 초 신규 투자해 3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DRAM 공급과 최근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의 전략적 메모리 구매 지연, 주요 스마트폰 판매 부진, 인텔 CPU 공급 부족으로 인한 PC 판매 둔화가 겹쳤다”며 “메모리 가격의 하락 폭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통계 악화와 11월 반도체 수출 급감 등 4분기 반도체 수치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동안 사이클 상승세의 주역이었던 데이터센터들이 부품 재고를 쌓기보다는 보유 재고를 소진하는 이른바 재고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반도체 물량과 가격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최근 이익 하향 조정의 중심은 삼성전자가 필두인 반도체 업종”이라며 “최근 반도체 업종의 이익 하향 조정이 해당 업종의 어닝 미스를 의미한다면 향후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나는 시점까지 대형주(반도체)의 수급은 부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반도체 수요 증가율은 상저하고가 뚜렷해 다음 해 1분기가 DRAM 업황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며 “공급 제약 지속 등의 이유로 다음 해 2분기부터 DRAM의 재고가 감소하고 가격 하락 폭도 축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은 현재 수급 추세 및 비수기가 겹쳐 2019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2분기 일부 개선된 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DRAM 업체들의 투자 규모 축소, 인텔 CPU 공급 부족 완화, 다음 해 2분기 스마트폰 성수기 진입, 보유 재고 소진으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가 2019년 하반기부터 다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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