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호]

[자구 노력 성공 사례②]

3년간 작업물량 수주

올 2천억 흑자목표

대우조선, 自救(자구)로 워크아웃 졸업

대우 계열사 중 첫 졸업생

한때 자본잠식에 빠져 빈사상태에 놓여있던 대우조선이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임직원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대우조선은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5차금융기관협의회 서면결의를 통해 회사가 자체경영을 실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평가, 지난 8월23일자로 워크아웃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이번 서면결의에서 채권액의 75%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금융기관의 승인을 얻어 워크아웃을 조기에 종료하게 된 것이다.

이 회사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것은 지난 99년 8월 대우사태로 워크아웃에 돌입한지 꼭 2년만의 일이다. 2년이란 짧은 기간에 졸업했으면 분명 우등생이다.

대우그룹이 몰락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간 12개 대우 계열사 가운데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난 기업은 대우조선이 처음이다. 또한 매출액 3조원대에 이르는 대기업 가운데서도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하기는 대우조선이 처음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이번 졸업으로 그동안 워크아웃 수행을 위해 상주해 있던 경영 관리단이 철수하는 등 조선 전문회사로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독립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대외신뢰도도 급속히 회복, 그동안 워크아웃으로 부진했던 해양플랜트 부문의 영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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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鄭聖立(정성립) 사장>

사업성 평가, 채권단 적극 지원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졸업에 앞서 올 상반기에 총매출 1조4천7백88억원, 당기 순이익 1천44억원을 달성했다.

대우조선은 현재 세계 조선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3년치의 작업물량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어 특별한 악재가 돌발하지 않는 한 경영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에 따라 워크아웃 졸업 첫해인 올해 매출액 2조9천6백73억원, 경상이익 2천2백16억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책정했다. 이 목표는 생산성 향상과 환율 수혜 등으로 초과 달성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우대금리를 적용 받았던 대우조선은 현재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설사 적용금리가 변동된다 하더라도 회사가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가 조기에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원래 채권단이란 사업성을 따져 기업에 대한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속성을 지니지만 대우조선과 관련해서는 적지 않은 신용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회생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지난해 10월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후 80%에 해당하는 1조1천7백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 원리금 상환부담을 크게 줄여주었다.

재무구조 건실성 선진국 수준

이 같은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통해 새롭게 태어난 대우조선은 대우자동차 관련 부실채권을 모두 손실 처리하는 등 재무구조의 건실성에서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돌입했고, 회사의 재무상태는 수 차례 채권단과 해외 컨설팅 업체로부터 실사를 받아 그 투명성이 입증됐다.

채권단은 이 외에도 운영자금 1천3백억억원을 지원해 주는 등 적극적인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3조5천7백억원에 달하는 보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채권단의 지원은 대우조선이 조선산업 호황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임직원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도 회생의 밑거름이 됐다.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특히 늘어나는 작업물량 속에서도 직원수를 늘리지 않은 채 철야작업 등으로 일을 처리해 나갔다. 생산량은 매년 20%씩 늘어났지만 직원수는 1만명을 유지한 것이다.

작업물량이 늘어나면 통상 직원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지만,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감 때문에 증원을 동결했다. 그 결과 1인당 생산성은 매년 8%씩 향상됐다. 또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연봉 10%를 회사에 자진 반납, 회사의 경영부담을 덜어주었으며 ‘회사사랑의 실천’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부여했다.

이밖에 6백66억원의 낭비 제거와 4백25억원 어치의 부동산 매각 및 생산성 향상으로 6백72억원 등 모두 1천7백66억원의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독자경영·신인도 회복 효과

대우조선이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독자 경영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비전 실천, 자금집행, 투자 등 경영전반에 걸쳐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채권단의 도움 없이도 홀로 설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독자 경영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외신용도 회복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중의 하나다. 워크아웃 졸업으로 저금리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돼 금융비용 감소는 물론 재무구조 개선에도 큰 도움을 받게됐다. 대외신용도가 회복되면 조달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물론 자금조달이 훨씬 용이해진다. 영업이나 각종 입찰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게 되고, 운전자금 조달도 전보다 훨씬 용이해진다는 의미다.

또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함으로써 유럽연합(EU) 측의 불공정시비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게 됐다.

정부의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조치는 망해 가는 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한다는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EU 등은 그동안 우리 정부의 기업지원에 대해 ‘이는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워크아웃 졸업으로 인해 기업가치 또한 크게 제고될 전망이다. 종업원에게는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 자아성취를 높여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고, 고객에게는 제품에 정성을 담고 품질로 신뢰를 심어 감동을 줄 수 있게 됐다.

회사가치 높여 주주에 보답 다짐

또한 투자자에게는 활력과 감동을 토대로 회사의 가치를 높여 보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실제로 지난해 워크아웃 중 3천원대까지 하락했던 대우조선의 주가는 워크아웃 졸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들어 9천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5?6천원대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에 대한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며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과 설비 최적화를 통한 가동률 극대화와 전략선종 중심의 영업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e-비즈니스에도 적극 참여, 조선사업의 IT화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우조선은 올 들어 8월말현재 총 4천3백70억원을 상환했다. 또 연말까지는 6백억원을 추가로 상환할 계획으로 있는 등 부채비율을 50%로 낮춰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부채 총액은 7천7백42억원으로 축소돼, 4백16%였던 부채비율은 3백24%로 감소했다.

지난 8월7일에는 신임 정성립(鄭聖立) 사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정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전임 사장이 이뤄놓은 경영실적과 제도, 투자 등 모든 부분을 변함 없이 승계 할 것이며, 기구개편이나 인사 등도 정상적인 시기와 순서에 따라 진행될 것이므로 최고경영자의 이동에 따른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회사경영을 ‘회사의 가치를 높여서 주주와 임직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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