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호]

재계 3세 경영시대

양반가문의 혈통승계

삼양사, 金鈗(김윤) 부회장, 金沅(김원 )사장 체제

동국제강, 張世宙(장세주) 3세 회장 경영

金相廈(김상하) 회장은 3년뒤 퇴임

전통 양반가문의 기풍이 살아있는 삼양사 그룹이 서열을 중시하는 혈통주의 3세 경영체제를 확립했다.

삼양사는 지난달 말 주총에서 사업부문 총괄사장에 박종헌(朴鍾憲) 전 삼양 제넥스 사장을 전보하고 관리부문 총괄사장으로 김원(金沅) 부사장을 승진시켰다.

이로써 삼양사는 김상홍(金相鴻) 명예회장 김상하(金相廈) 회장 형제의 2세 경영체제에서 김윤(金鈗) 부회장과 김원 사장의 4촌간 3세 경영체제로 대물림되기에 이르렀다.

김윤 부회장은 김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부터 그룹경영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에 승진한 김원 사장은 김상하 회장의 장남이다. 그리고 신임 김 사장의 동생인 김정(金楨)씨는 계열사인 삼양 제넥스 상무이다.

김원 사장은 미국 유타대학에서 재료공학,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88년 삼양사에 입사하여 실무를 익혀 왔으며 93년 의약부문 사업을 확장할 때부터 연구개발 부문에 참여해 왔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앞으로도 의약부문 사업을 관장하여 2천5년까지는 이 부문 매출액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양사 그룹의 3세 경영체제는 국내에 불과 몇 안되는 3대 대물림이라는 점과 2세인 김상하 회장이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기에 경영권 이양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주총인사 이후 김 회장은 그룹이 80주년을 맞는 2천 4년 10월까지만 회장직을 지키겠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하면서 “벌써부터 노기(老氣)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양사 그룹의 혈통승계는 아직도 살아있는 전통적 양반댁 기풍의 특례라 꼽을만하다.

결코 무리하지 않고 물 흐르듯 누구나 예측 할 수 있는 승계과정이 객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창업자인 고 김연수(金秊洙) 회장이후 혈통의 서열을 한치도 어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회장 사이는 일흔이 넘은 적이 오래지만 아직도 형님, 아우님 존칭과 존경이 깍듯하다. 당연히 김윤 부회장과 김원 사장간의 우애와 존경도 선대로부터 대물림됐을 것으로 미리 확신할 수가 있다.

아울러 그룹경영권의 혈통승계에 대한 시비를 제기하고자 할 때 삼양사 그룹의 성공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혈통승계의 찬반도 오랫동안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구성원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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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張相泰(장상태) 회장의 장남

지난 7월 김종진(金鐘振)회장의 헬기사고 순직이 있은 동국제강도 3세 오너경영체제로 복귀했다.

동국은 지난 9월 5일 이사회에서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손자이며 지난해 작고한 장상태 회장의 장남인 장세주(場世宙)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전경두(田炅斗)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오너회장 아래 전문경영 책임을 맡도록 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장상대 회장이 별세한 후 전문경영체제로 포철사장 출신을 회장으로 영입했다가 이번에 오너 3세 경영 체제로 혈통승계 한 것이다.

신임 장 회장은 연대 이공대와 미국 토슨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78년에 사원으로 입사했었다.

그 동안 회계, 기획, 영업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99년 사장으로 승진 경영 책임을 맡아 왔었다.

장 회장은 앞으로 그룹경영을 총괄하는 총수로서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강한 동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욕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장 회장을 보좌하게 될 전경두 사장은 부산대 졸업 후 64년 동국제강에 입사하여 37년간 무역, 총무, 자금, 회계 부문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았다.

장 회장이 친정체제를 굳힌 동국제강 그룹에는 장상건, 장상돈 형제가 있었으나 지난해 9월 지분을 정리하여 한국철강, 동국산업 등 계열사의 경영권을 맡아 독립했다.

이로써 동국제강은 창업주 혈통의 장자에게 경영권이 승계 된 또 하나의 사례를 남기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3세 경영체제를 확립한 동국제강 그룹과 삼양사 그룹이 한국적 혈통승계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관측되어 재벌개혁에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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