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기해년(己亥年) 돼지띠 해 특별전, ‘행복한 돼지’ 개최◆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2017년 개봉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슈퍼돼지 프로젝트에 사용된 돼지 옥자를 구출하는 여정이 담긴 영화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 '행복한 돼지'전에 전시된 사석원 작가의 돼지.(사진=왕진오 기자)

또한, 화가 사석원은 띠가 바뀌는 해마다 십이간지에 나오는 동물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고, 그의 돼지를 보고 있으면 얼굴에 미소가 자동 발사된다.

돼지 하면 으레 떠오르는 부귀와 돈 그리고 행복의 의미와 함께 우리가 몰랐던 돼지의 의미를 알아보는 전시 '행복한 돼지'가 2019년 기해년 돼지띠의 해를 맞이해 12월 19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마련된다.

돼지는 십이지신(十二支神)중 열두 번째로, 방향으로는 북서북, 시간으로는 21~23시를 상징한다. 또한, 잡귀(雜鬼)를 몰아내는 신장(神將)이면서 동시에 우리 인간과 가까운 친구로 불리고 있다.

전시에는 '해신 비갈라대장'을 비롯해 '(저팔계)잡상', '십이지번(돼지)', ‘시정(豕鼎)’, ‘돼지저금통’ 등 유물과 사진, 동영상 등 약 70여 점을 선보인다.

▲ 왼쪽 부터'십이지신도(해신 비갈라대장)', 십이지 번(돼지) 대한제국 ∥ 통도사 성보박물관소장.(사진=국립민속박물관)

우리 주변에서 돼지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불국사 극락전의 돼지'는 불국사 극락전 앞과 처마 밑의 돼지이다. 사찰에서 을해년 등 돼지띠 해에 화재예방을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태평한화'에는 '극락에는 삶은 돼지 머리와 해맑은 삼해주가 있는가? 만일 그런 것들이 없다면 비록 극락이라 하더라도 나는 가지 않겠네."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다.

원시사회로부터 두려운 존재였던 멧돼지는 샤먼(shaman)을 통해 ‘악(惡)의 화신’에서 ‘마을의 수호신’으로 거듭난다.

'서유기'에 나오는 인격화된 악신(惡神) 저팔계는 삼장법사를 만나 불교에 귀의해 궁궐의 잡상(雜像)에 등장하는 선한 수호신이 된다.

▲ 밀양 표충사 대웅전 추녀마루의 '저팔계잡상'. 조선 후기 ∥ 통도사성보박물관.(사진=국립민속박물관)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해 해신(亥神) 비갈라대장(毘乫羅大將)은 가난해 의복이 없는 이에게 옷을 전하는 선신(善神)이다. 비갈라 대장을 비롯해 ‘십이지신상 탁본’, ‘저팔계 잡상’ 등을 통해 지킴이로서의 신성한 돼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속세로 내려온 돼지는 소중한 반려자가 되어 집에서 인간과 함께 생활한다. 신성한 제물이 되어 준 돼지는 마을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제의(祭儀)에 사용되고, 제기(祭器)인 시정(豕鼎)에 반영됐다.

돼지는 '삼국지' <부여> 조에 등장하는 저가(猪加)를 비롯해 돗통시변소의 제주도 방언 등 우리의 삶 곳곳에 등장한다.

삶은 돼지고기는 삼해주(三亥酒) 등의 술과 함께 인간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십이지 동경’, ‘시정’, ‘돼지탈’ 등을 통해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했던 돼지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인 1959년 기해년 생들이 이제 환갑잔치를 벌인다. 그들에게 오늘은 60년 전,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꿈꿨던 미래였다.

▲ '행복한 돼지'전에 출품된 돼지저금통.(사진=왕진오 기자)

‘돼지저금통’을 보며 ‘절약’과 ‘저축’을 통한 부자의 꿈을 키웠고, ‘증자(曾子)의 돼지’처럼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다. 삼국통일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존재였던 돼지의 의미를 새기며 통일 내일을 꿈꿔본다.

집이라는 한자인 가(家)는 지붕(宀) 밑에 돼지(豕)가 함께 사는 모습을 표현한 상형문자이다. 오늘날에도 전북 남원 지역과 제주도, 일본의 오키나와, 중국의 산둥성에도 친환경적 돼지 변소인 ‘돗통시’가 있다.

가옥 아래 일 층 화장실에서 돼지를 기르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돼지가 독사 등을 잡아 먹어주기 때문이다. 이를 재현한 포켓 공간에서 특별전을 위해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통해 돗통시를 구현했다. 전시는 2019년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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