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지주가 2900억 원 규모로 배당을 실행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현대중공업)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현대중공업지주가 분할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만들어진 자본잉여금을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키로 결의하자,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소속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2조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2900억 원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5.8%를 보유하고 있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748억 원을, 정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은 보유 지분 5.1%에 대한 147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를 두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7일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총수일가의 잇속을 챙기고 있다”며 지주사 총수 일가에 대한 고액배당 철회와 조선산업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간사 회의록 2번 조항의 문제로 28일자로 예정된 대의원 회의를 미루고 오전부터 회사와 재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록 2번 조항에는 노동조합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 분할, 지주사 전환, 현대오일뱅크 운영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쓰여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주주는 다르다”며 “배당은 주주들에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배당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자 시장과의 약속으로, 이번 배당은 지난 8월 주주친화정책 본격화를 발표한 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8월 주주친화정책 본격화와 함께 배당성향 70% 유지와 시가 배당률 5%를 약속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배당을 하려면 그동안 번 돈이 축적돼 이익잉여금이 있어야 하는데 현대중공업지주는 배당을 하기에는 아직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유상증자를 통해 만들어진 자본잉여금을 이번 주총에서 주주배당을 위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노동조합과 해양사업부 소속 직원 600명에 대해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되는 유급휴직에 합의한 바 있으나, 이날 최종 교섭에 실패하면서 연내 합의가 불투명해졌다.

▲ (사진=현대중공업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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