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증권업계가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평균 1850∼2400선의 박스피(박스권+코스피)로 예상하며 우울한 전망을 내놨지만 반등의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대내외 악재로 올해 한국 증시가 상반기엔 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측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2011년 5월 이후 6년여 동안 2000선 초반의 박스권에 갇혀있다가 2017년 어렵사리 탈출했지만 올해 다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지난해 1월 말 최고점을 찍으며 고공행진하던 코스피는 하반기부터 하락해 박스권에 다시 묶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업계가 내놓은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삼성증권 1950~2360, 신한금융투자 1850~2350, 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1900~2400, 하이투자증권 1980∼2360, KB증권 1900~2370, NH투자증권 1950~2400 등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19년 코스피는 N패턴의 박스권 경로를 예상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기업 매출 부진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변경 계획에 따른 외국인 수급 방향 등이 증시 경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립금리 이하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지킨다면 2019년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하락세가 계속되는 완만한 약세장을 예상한다”며 “이러한 시장흐름은 2020년 상반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내외 악재, 박스권 불가피

박스권을 예상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기업실적 하향 등 대내외적 악재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연준의 긴축, 미·중 무역분쟁 등 2018년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변수들이 2019년에도 영향을 미쳐 역대 가장 부정적인 전망으로 새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경기확장국면의 끝자락 부근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글로벌 경기 감속 우려의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이 본격화되고 미국 증시 역시 트럼프를 둘러싼 정치 불확실성 증대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 중국은 무역분쟁에 화웨이 이슈까지 불거졌기 때문에 대내외적 노이즈가 완화되는 시점까지 좀 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보면 미국, 일본, 유럽 모두 예상 이익 증가율이 크게 하향해 기업이익의 예상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한국도 순이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탄력 약화로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 있어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불확실성의 해소로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상저하고’ 흐름을 전망했다. 빠르면 3월부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하강세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재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한다”며 “금리 및 유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 충격의 강도가 약화되고 신흥국의 재정 확대로 경기 하방 압력을 막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낮춰지면서 금융여건이 개선돼 글로벌 경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9년 상반기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의 이중고를 겪겠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의 개선으로 국내 경기도 점차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팀장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코스피는 연간 박스권 흐름 속에 악재의 순차적인 완화로 분기별로 박스권이 레벨업 되며 최악의 공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패권 다툼 과열, 연준 정책 정상화 가속, 이익 쏠림 현상, 수급 환경 악화 등 악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2019년 이익이 전년대비 20%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저평가 기준선을 하회했다”며 “여전히 선제적 가격 조정으로 나타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고 국내 수급 개선 요인도 존재해 희망은 있다”고 전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9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불확실성, 이탈리아 재정 잡음, 중국 크레딧 리스크 등의 요인이 하나둘 완화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전환이 기대된다”며 “경험적 경기 사이클 주기를 고려할 때 2019년 2분기 글로벌 경기 회복 반전이 기대되며 이즈음 논란의 반도체 가격도 반등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소연 연구원도 “분기점은 3월로 본다”며 “중국발 구조조정과 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 철강, 화학 등 경기관련 업종 모멘텀은 여전히 약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은 일시 휴전 가능성이 높고 한국시장 역시 글로벌 공급망 이동,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정부 정책방향 선회의 접점 등에서 모종의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해 첫 개장일인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04포인트(1.52%) 내린 2010.00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도 6.28포인트(0.93%) 하락한 669.37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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