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낸 은행권이 연말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을 선택해 안정이 아닌 파격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업황 불황이 예고되는 가운데 현상유지보다 젊은 조직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향후 대내외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지난달 28일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실상 5대 시중은행들의 임원 인사가 마무리 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금융그룹사들은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며 ‘쇄신’을 택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연말 임원 인사에서 파격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한금융지주는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 11명중 7명을 교체했다.

특히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이 연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은 새 행장으로 내정하며 '세대교체'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젊은 인재 수혈을 선택했다. 그간 주도권을 쥐고 있던 50년대 생 CEO들 대신 60년대 생의 젊은 CEO를 내세웠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 자회사 평균연령은 60.3세에서 57세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60년대 생 금융권 CEO로 우뚝

NH농협금융에서도 다수의 젊은 임원들이 입성했다. 1960년대 생 홍재은 농협생명 신임 대표이사와 이구찬 농협캐피탈 신임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해 주요 계열사중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60년대 생이 CEO자리에 올랐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에서는 상무 2년차나 영업본부장 1년차 중에서도 부행장과 상무로 승진시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KB금융도 자회사 사장단을 60년대 생 중심으로 개편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외에도 박경림 KB증권 사장, 황수남 KB캐피탈사장, 김청겸 KB부동산신탁 사장 등이 선임돼 12개 자회사 중 11곳의 CEO가 60년대 생이 됐다.

이와 함께 부행장·부사장 급 임원을 모두 새 인물로 내세우며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지주 부사장은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렸고 은행 부행장도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실무 중심의 경영을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조직을 개편하고 신규 임원을 선임하며 ‘세대교체’에도 신경썼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5명에서 12명으로 확대했다. 또 지주 부사장은 3명에서 6명으로,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4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겸직하는 임원이 있어 부사장·부행장은 12자리가 됐다. 여기에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6명을 포함해 30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임원진 세대교체로 젊은 조직 구측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일찌감치 지난 11월 인사를 마무리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자주사의 경우 2명의 부사장과 3명의 상무를 선임해 소규모 조직으로 지주 임원을 내정했다.

반면 은행 부문에서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노렸다. 능력이 검증된 상무 1년차나 영업본부장 1년차 중에서도 부행장이나 상무로 승진 발탁했으며 기본 부행장급 9명 가운데 6명을 교체했다.

이에 따라 은행장의 경우 신한·국민·우리·농협은행은 모두 50대 은행장 차지가 되면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유일하게 함영주 하나은행장만 60대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올초 KEB하나은행도 은행장 인사를 앞두고 있어 함 행장의 연임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초대 행장으로 통합을 이끌고 탁월한 경영 성과도 내놓은 만큼 함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높다”는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정체된 은행권 디지털이 돌파구

이처럼 주요 금융그룹과 시중은행들이 세대교체와 쇄신에 집중하면서 올해 악화되는 업황의 파고는 넘어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주 회장을 비롯해 은행장들은 올해 신년사 및 첫 행보에서 디지털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 행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새해 우리가 직면한 환경은 여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고 많은 언론과 연구기관에서 위기의 한 해를 이야기 한다”면서 “관점의 대전환을 통해 해외채널 현지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글로벌 수익을 키우고 GIB부분 전문성을 강화해 미래 비즈니스를 꾸준히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위 행장은 SOL고도화, 기업금융 디지털화, 커뮤니티 창구 개편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채널 정비, AI, 챗봇, RPA 등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를 이뤄내겠다며 디지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 행장도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직원 중심의 KB실현’을 경영전략으로 제시하며 “모든 업무를 디지털로 재해석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그렇게 확보된 여력을 고객 삼담과 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손 행장 역시 디지털 금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디지털은 우리은행이 확실한 1등’이라는 인식을 반드시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면서 “사용자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환경을 개선하고 영업점에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공헌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디지털 R&D센터를 중심으로 혁신 서비스 발굴과 함께 ‘No1 디지털 전문은행’으로 도약을 위한 비대면 채널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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