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밝혔다.

▲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사진=문화재청)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윤씨 집안으로 하가(下嫁, 공주가 시집을 감)한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딸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와 양자 윤용구(尹用求, 1853~1939), 손녀 윤백영(尹伯榮, 1888~1986)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과 편지, 서예작품 등 총 68점이다.

이번에 환수된 자료들은 조선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이중에서도 덕온공주가 아름다운 한글 궁체로 손수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이 주목을 끈다.

두 책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여 있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작성한 자료로, 덕온공주가 쓴 것으로는 이번에 처음 발견되어 희소가치가 높다.

또한, 이번에 환수된 자료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한글 편지와 왕실 여성들을 위한 한글 역사서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한글 편지들은 덕온공주의 어머니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1823~1887)에게 딸의 근황을 묻는 편지를 비롯해,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서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것들이다.

▲ '여사초략(女史抄略)'.(사진=문화재청)

이 중에는 조선 최고의 한글 명필로 알려진 궁중여성 서기 이씨(書記 李氏)가 대필한 편지도 있어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한글 역사서에는 '정사기람(正史紀覽)'과 '여사초략(女史抄略)' 등이 있는데, '정사기람'은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가 고종의 명을 받아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이며, '여사초략'은 윤용구가 당시 12살이던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서 작성한 책이다.

이외에도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의 서예작품이 눈에 띄는데, 윤백영은 일제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한글 궁체로 쓴 서예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입선했으며, 전통적인 한글 궁체를 현대적인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의 귀환은 국내기관 간 협력을 통한 문화재 환수의 모범 사례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과 국립한글박물관이 각자의 전문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이루어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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