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한 지붕 두 가족 생활 청산…직급은 4단계, 급여는 외환 수준 ‘단일화’
-함 행장 초대 통합행장 시절부터 진두지휘, 마침표 찍으며 연임 가능성에 ‘무게’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이어 왔던 KEB하나은행이 합병 3년 4개월 만에 임금·인사체계 등을 단일화하기로 노사가 합의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게 됐다. 이로써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합병 이후 통합까지 완료하면서 3연임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18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제도통합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조합원 1만48명 중 9073명이 투표 참여해 찬성 68.4%, 반대 30.9%로 가결시켰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 제도 통합 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률 47.1%에 그쳐 부결된 바 있다.

이번 통합 안 가결에 따라 양분화 돼 있던 인사·급여·복지제도가 하나로 통합된다. 우선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각각 4단계, 10단계로 나눠져 있던 직급체계가 4단계(관리자-책임자-행원A-행원B)로 통일된다.

또 서로 달리 적용되던 복지제도는 두 은행 제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임금 격차 문제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았던 외환은행 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98%까지 평준화된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통합 안은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된다.

진통 속 ‘원뱅크’ 체계 구축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2016년 5월 직원 교차발령, 6월 통합 전산시스템 가동, 9월 통합 노조 출범 등 통합과정을 거쳐 왔다.

하지만 인사·급여·복지제동을 놓고 노사가 쉽사리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숙원사원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이 화학적 통합을 이루면서 ‘원뱅크’ 체제를 구축해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특히 옛 하나은행, 외환은행 직원들 사이에 존재해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그간 불편했던 노사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3연임을 앞두고 있는 함 행장에게는 가장 큰 호재가 됐다.

함 행장은 2015년 초대 통합은행장을 맡아 물리·화학적 결합을 주도해 온 상황에서 마지막 과제인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까지 완수하면서 3연임을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해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 1조7576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통합은행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9일 함 행장의 하나금융 부회장 임기를 1년 연장하며 힘을 실어줬다.

재판중인 채용비리가 발목

다만 함 행장에게 탄탄대로만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노조 측에서 꾸준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채용비리 사건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현재 함 행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5~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지원자 9명을 부당 채용하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킨 혐의다

지난 11일 진행된 4차 공판에서 하나은행 전 인사부장이 증인으로 나와 함 행장의 개입을 적극 부인하는 등 검찰 측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 10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향후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함 행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은 다음 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