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영은, 428일간 44개국 여행기록

연봉 5,000만원 사표 쓰고 훌쩍…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글, 장영은, 428일간 44개국 여행기록
▲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북 커버.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 겨우 20대 초반, 열심이던 직장에서 중도 쉼이 절실하다고 느끼자 사표 쓰고 ‘여자 홀로’ 428일간, 6대륙 44개국을 여행했다. 저자 장영은은 나이 19세에 금융감독원 고졸 공채 1기생에 합격, 5년차 연봉 5,000만원일 때 자진 퇴사를 고집하여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다가 글과 사진으로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라는 제목으로 엮어 출판했다.

저자는 홀어머니 아래서 ‘아빠 없이 자란 아이’였지만 어릴 적부터 뚜렷한 목표를 세워 특성화고교에 진학, 명문대 코스까지 내다 봤다. 그러다가 고3 때 금융공기업 공채모집에 응시, 합격함으로써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입사 3년차에 이르러 ‘고졸생’ 딱지를 떼고자 대학에 진학하여 하오 6시에 직장을 나와 밤 10시까지 수업했다. 토요일도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수업하니 1주일 내내 녹초였다. 한 학기를 마치자 과수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고 회사의 승진시험에도 무난히 통과했다.

문제는 처녀 나이 24세에 온갖 스트레스에 감금되어 ‘50대의 병’이라는 대상포진에다 편두통까지 겹치고 말았다. 이에 노발대발 하시는 홀어머니에게 “엄마, 나 ‘불행한 효녀’보다 ‘행복한 불효녀’로 살아갈래요”라고 말하고 훌쩍 떠났다.

맨 먼저 총기사고가 잘나는 필리핀으로 날아가 바다를 봤다. 그곳 호텔서 ‘혼자 여행 온’ 20대, 166cm의 ‘꼬맹이 여행자’로 불렸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현지인과 여행객을 연결시켜 주는 ‘카우치 서핑’에 도전, 많은 친구들을 얻었다. 이어 싱가포르, 네팔 등으로 혼자 밥 먹고, 영화 보고, 놀이공원 찾아다니다가 히말라야 등반 생각이 났다. 이에 전초기지인 포카라행 버스에 탑승한 후 세계일주 여행에 나선 젊은 부부와 SNS로 연결되어 함께 트레킹을 약속, ‘세상에 없는 풍경’들을 숱하게 보고 사진기록에 담았다.

인도 바라나시 강변에서 시신 불태우는 의식 보고 그 물에 빨래하고 목욕하는 삶 보고 “나도 묵혀놨던 감정마저 태워버릴 수 있겠구나”라고 느꼈다. 이어 요르단에 가니 “헤이, 코리언 걸, 당나귀 타요”라는 권유를 받고 실제 나귀 타고 사진도 촬영했다. 이집트 다합에선 게스트하우스 2층 방 얻어 놓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코스를 이수했다.

다시 사파리 투어에 이어 아프리카 종단 50일의 마지막 코스인 남아공에서는 테이블 마운틴 등반에 굳이 케이블카를 마다하고 3시간 트레킹에 도전, 성취했다. 도중에 서양인들에게 “정상까지 얼마 남았느냐”고 몇 차례나 물었지만 ‘Believe yourself’라고만 말하여 자신도 ‘오케이’라고 응답했다.

유럽의 유명 관광지 눈도장 다 찍고 뉴욕 거쳐 미지의 세계 쿠바를 한 바퀴 돌아보니 ‘있는 나라 다 보고 갈만한 곳 다 답습한 셈’이다. 떠난 지 428일 만에 수많은 사진과 기록만 휴대한 채 귀국 후 1주일 지나 26세 늦은 나이로 대학 3학년에 다시 복학하니 다들 결혼도 하고 멀어져 있었다.

저자는 책 끝장 부분에 ‘여행하고 행복해 졌나요’라고 자문자답했다. ‘행복하겠다고 애쓰지 말기’, ‘사소한 부분에서 행복 찾기’,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내 삶을 비교하지 말기’ 등이 저자의 해답이다. 저자는 ‘일상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이 바로 긴 여행이 준 값진 선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어느 작가의 말을 인용, 여행이란 ‘여기서 행복의 줄임말’이라고 전해주며 “나는 불확실한 미래가 더 이상 두렵지 않다”면서 “이제 더 이상 허황된 행복을 좇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바로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라는 이 책의 정답이기도 하다. 320페이지, 행복우물, 2019.1.17.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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